에너지 전송 이야기 - 인체내의 칼슘화와 부목화《Ⅰ》
닥터 리의 초대를 받았다.
내가 발표한 지난번의 논문에 대해 닥터 리는 얘기를 꺼내기 시작했다. 에너지 전송에 대한 나의 논문이었다.
"지난번 발표한 논문은 잘 읽었습니다."
"부족한 논문인걸요."
"뇌척수액이 머리에서 꼬리뼈까지 왕복운동을 하고 있다는 것이 흥미로웠습니다."
"박사님께서 어떻게 읽으셨는지요?"
"인간의 탄생에서 죽음에 이르기까지 뇌와 척수의 기능이나 성장 그리고 발달을 위해 내부적 환경을 조성하고 있다는 두개천골계의 영향에 대한 설명은 압도적이었죠."
나는 닥터 리의 말에 긴장이 풀리는 느낌이었다. 의학에 대해 두루 섭렵하고 있는 닥터 리의 칭찬을 듣기란 쉬운 일이 아니었기 때문이다.
"신경계 뿐만 아니라 근골격계, 혈관계, 임파계, 내분비계, 호흡계, 면역계 등등 다양한 부위에 분명히 영향을 미치고 있지요."
"그런데 에너지 전송 테크닉이 정말 이토록 광범위한 영역에서 효력을 발휘할 수 있을 지는 조금 의문이지만, 몸과 마음, 감정 및 정신의 조화와 균형을 찾아야 한다는 선생님의 주장은 긍정적으로 받아들이고 있답니다."
"고마운 말씀이예요. 박사님의 말씀을 듣게 되니 조금 격려가 되는데요. 질병의 감염, 감소는 물론 스트레스 장애나 호르몬의 균형 개선, 면역력 증강 등은 두개천골계 조직의 개선을 통해 충분히 효과를 발휘할 수가 있다고 봅니다. 에너지 전송 테크닉은 이런 것들을 위한 부류 가운데 하나로 탁월한 능력을 발휘하는 테크닉이라 할 수가 있지요."
나는 학술대회 때에 발표한 논문의 줄거리를 떠올리며 닥터 리의 관심에 감사하는 마음으로 친절하게 나의 생각을 들려주었다.
"어혈에 대해 말씀하신 적이 있죠?"
닥터 리가 갑자기 혈전에 관한 말을 꺼냈다. 혈전이란 바로 어혈을 의미하는 것이다. 산(酸)과 지방 단백질이 화학반응을 일으켜서 생기는 것이 바로 혈전이다. 이러한 혈전은 말초 모세혈관을 막는 주범이 되는 것이다. 나는 고개를 끄덕거렸다.
"간기능은 모세혈관을 막는 미립자들의 영향을 크게 받는다 하셨던 것 같은 데요?"
"그렇습니다. 혈액 속의 석회질이나 칼슘 등이 산과 반응하면 작은 미립자들이 만들어지는데 이러한 미립자들이 누적되면 눈 밑이나 입술, 엄지속가락 안쪽 등에 검푸른 빛을 띠게 된다고 합니다. 간기능 약화의 초기증상이라고나 할까요. 간단히 말해 석회화, 칼슘화, 부목화가 나타나는 것이지요."
"한방에서도 담적 얘기를 간혹 하는 것을 보았습니다. 그런데 위(胃)에 이처럼 담적이 쌓이면 우울증의 원인이 된다는 보고도 있지요. 이 담적을 분해한다면 우울증 역시 치료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닥터 리는 신경정신의학과 관련 없어 보이는 듯한 분야에서도 폭넓은 의학적 지식을 쌓고 있는 듯 했다. 담적을 분해하면 위의 건강상태도 양호해지고, 이로 인해 우울증의 해소에도 커다란 도움이 되는 것이었다. 에너지 전송은 이러한 담적을 충분히 분해할 수 있는 능력을 지니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