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동안 언어발전에 정체기가 있었습니다. 아이를 믿으면서도 마냥 편하지만은 않았는데,
글쎄, 요 녀석이 저를 깜짝 놀래키지 멉니까!
요 2주간 전보다는 말을 많이 한다 싶더니만, (머~ 발음은 여전해요)
사고가 깊어지고 있음이 느껴졌습니다.
생각만 해도 미소가 번지고 계속 자랑질을 하게 돼요.
실은, 제가 최근에 몸이 많이 안 좋았습니다.
몸이 아프니 마음도 약해져 힘든 시기를 보내고 있었는데, 자식이 먼지~ 힐링이 되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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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전보다 확실히 말이 길어지고 꾸밈말이 생겼어요. (너무, 제일)
- 안 먹어 -> 배불러서 안 먹어.
- 배 아파 -> 너무 많이 먹어서 배아파
- 요플레 좋아 -> 요플레가 제일 좋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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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원이 알러지때문에 유제품 제한하고 있었는데요, 어찌나 기쁘던지...
엄마 맘 대로 이랬다저랬다 하면 안 되는데 다음날 작은 거 하나 먹게 해줬답니다.
녀석~어찌나 맛나게 먹던지..^^
이건 따끈 따끈 이번주에 있었던 일입니다.
유치원에서 주원인 우유대신 쥬스를 먹어요.
갈아주거나 사서 주는데...배가 아팠다는 담임샘 말을 듣고는 보내지 않고 있었어요.
해서 주원인 마무 것도 먹을 것이 없죠. (파는 제품은 배가 아프고, 엄마가 만든 건 잘 안먹고 해서..)
쥬스 만드는 모습을 자주 보아서 연상되었는지....
이 닦기 싫어하는 주원이에게...
(엄마) 이 안 닦으면 충치벌레가 다 갉아먹어서 이 아파. 그러면 치과가서 이 다 뽑아야 해.
어떻게 해? 주원이 이빨이 하나도 없어서 밥도 못먹고 과일도 못먹고 어떻하지?
(주원이) 믹서에 밥 갈아서 마시면 되지?
허걱!!! 너무도 재미난 발상이라...정말 웃다 자빠질 뻔 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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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르미즈 만화에 나오는 페라를 주원인 아기페라라 불러요.
페라장난감이 없는 줄 알면서도 가끔 사러 가자고 떼를 쓰는데...
장도 볼겸해서 이마트 약국에 가는 길 였어요.
- 만져도 돼요? 꼬집어도 돼요? 먹어도 돼요?
(허락을 구하는 말들을 가르친지 한 달 반 정도 되니 스스로 물어보고 하네요.)
- 어디에 가요? 어디에 있어요?
(새롭게 추가하여 사회적 질문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엄마)주원아 우리 어디가요? 하고 엄마한테 물어봐~
(물어보지는 않고 아기페라 사러 약국 간다고 대답만하는 주원이에게 몇 차레 계속 질문을 했죠.)
(주원이) 엄마~ 아기페라 사러 약국에 가고 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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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국에 가요? 가 아니라 가고 있어요? - 진행형을 말하다니...
허걱!!! 깜짝 놀랬습니다. 기대하고 있지 않던 말을 하니 놀랠 수 밖에요.
그동안의 정체기가 정체기가 아니었던가 봅니다.
주원이는 속으로는 열심히 회로를 돌리며 자기 것으로 만들고 있었나봐요.
밥 갈아서 마시면되지? - 주원이 말을 곰곰히 생각합니다.
그동안 사고할 수 있었는데 말이라는 표현의 부재로 표출되지 못하고 있었던 것인가?
인지와 사고력이 생겨서 말로 표현된 것인가?
머~ 닭이 먼저인지 알이 먼저인지 상관은 없지만...바른 길로 가고 있으니...헌데 궁금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