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디컬투데이=최재백 기자] 여름철 극심한 더위가 지속되는 동안 정신 건강 관련 응급실 방문 비율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여름철 극심한 더위가 지속되는 동안 정신 건강 관련 응급실 방문 비율이 증가했다는 연구 결과가 ‘미국의사협회 정신의학저널(Journal JAMA Psychiatry)’에 실렸다.
기존 연구에 따르면 높은 기온은 신진대사·심혈관·호흡기 질환으로 인한 입원 위험 증가 및 사망률 증가는 물론이고 정신 건강 증상 악화와 응급실 방문 증가와도 연관이 있다.
하지만 기존 연구는 표본의 크기가 작거나 특정 지리적 지역에 국한되어 그 결과를 신뢰 또는 일반화하기 어렵다는 한계가 있었다.
최근 한 연구는 보다 큰 규모의 국가 데이터를 사용하여 주변 기온 상승과 정신 건강 관련 응급실 방문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연구팀은 2010~2019년 동안 상업 또는 메디케어 어드밴티지 의료 보험 가입자들로부터 수집된 비식별 의료 정보를 포함하는 데이터베이스를 토대로, 정신 건강과 관련하여 응급실에서 진료를 받은 만 18세 이상의 환자 224만 3395명에 대한 정보를 입수했다.
그들은 일종의 데이터베이스인 프리즘(PRISM)으로부터 분석 대상자들이 거주하는 각 주의 최대 일교차에 대한 자료를 수집했고, 특히 미국에서 거의 모든 기간 극심한 더위가 발생한 5월과 9월 사이에 주목했다.
연구원들은 따뜻한 계절 중 최대기온이 다른 날의 95%보다 높은 날을 ‘극심한 무더위 날’로 분류했다.
분석 결과, 극심한 무더위에 모든 정신 건강 상태와 관련하여 응급실 방문 가능성이 증가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다.
특히 약물사용장애·불안 장애·정서 장애·스트레스 관련 장애·자해 등에 대한 응급실 방문 비율이 높았으며, 여성보다 남성에서 극심한 더위와 응급실 방문율 사이의 연관성이 더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리적으로는 남쪽보다 북쪽 지역에서 연관성이 두드러졌는데, 북동부·북서부·중서부 지역 거주자들에서 연관성이 가장 강했다.
한편 성격과 행동 장애 관련 응급실 방문은 더위와 연관성이 나타나지 않았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가 높은 기온과 정신 건강 관련 응급실 방문 증가 사이의 연관성을 보여주지만, 인과관계까지 설명하지는 못한다고 설명했다.
게다가 이번 연구에서 개인이 열에 노출되는 정도는 최대 일교차를 이용해 측정했지만, 실제 열에 대한 노출 정도는 활동 수준 및 야외 활동 시간에 따라 결정되는 경향이 있다.
전문가들은 연구의 지리적 규모를 고려할 때, 연구 결과가 극단적 기온이 건강상에 미치는 악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한 공중 보건 개입의 필요성을 보여주며, 급속도로 악화되고 있는 기후 변화로 인한 잠재적 건강 문제를 예측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나아가 더위뿐만 아니라 추위를 포함한 극한 환경 조건이 정신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소외계층·소수민족 공동체·취약계층(청년, 노인) 그리고 상업건강보험을 부담할 수 없는 개인까지 포함하여 광범위하게 조사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연구팀은 극심한 더위에 우울증·불안·약물 사용·자해와 같은 정신 건강 상태에 대한 의료 차원의 관리가 더 필요하며, 기후 변화가 몰고 온 폭염이 이러한 정신 건강 증세를 악화할 것으로 전망했다.
메디컬투데이 최재백 기자(jaebaekchoi@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