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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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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갑자기 양반다리 통증 심해졌다면…고관절 질환 '빨간불'
둥글게 생긴 `엉덩이 관절` 걸을때 체중 1.5~3배 지탱
골다공증 환자 많은 고령층 넘어졌을때 쉽게 골절 발생 근력 키우고 칼슘 섭취해야
골절 부위 치유 쉽지않을땐 인공관절 대체 수술도 효과
[사진 출처 = 게티이미지뱅크]
- 코로나19 장기화로 '집콕(외출하지 않고 집 안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아지면서 고관절 골절 환자가 늘고 있다. 특히 신체 유연성과 균형감각이 떨어지고 뼈가 약한 고령층에서 고관절 골절이 빈발하고 있다. 올해 70대 중반인 여성 A씨도 최근 화장실을 이용하다가 살짝 넘어졌지만, 걷기 힘든 통증이 발생해 병원에서 고관절 골절 진단을 받았다. A씨는 사소한 실금 골절이라고 생각했지만, 의사는 인공관절 수술을 빨리 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수술에 부담을 느낀 A씨와 가족은 다른 병원에서 2차 소견을 받았지만 수술을 해야 한다는 진단을 받았다.
관절 질환 하면 주로 어깨나 무릎을 떠올리지만, 나이가 들수록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곳이 있다. 바로 고관절(股關節)이다.
고관절은 넓적다리뼈와 골반뼈가 만나는 깔때기 모양의 엉덩이 관절이다. 척추와 함께 체중을 지탱하는 기둥 같은 역할을 한다. 공처럼 둥글게 생긴 넓적다리뼈의 머리 부분(대퇴골두)과 이 부분을 감싸는 절구 모양의 골반골인 비구(절구)로 구성된다. 오른쪽과 왼쪽에 하나씩 있다. 고관절은 골반을 통해 전달되는 체중을 지탱하며 걷기와 달리기를 가능하게 하는데, 걸을 때는 체중의 1.5~3배, 달릴 때는 10배에 가까운 하중을 견뎌낸다. 이 때문에 고관절 골절은 한 번 발생하면 일상생활까지 힘들어지는 무서운 질병이다. 고관절 골절을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1년 안에 사망할 확률이 25%, 2년 안에는 70%나 된다. 고관절 수술을 진행한 환자의 1년 내 사망률이 14.7%인 것과 차이가 있다. 이처럼 사망률이 높은 것은 골절 자체보다 골절로 인해 움직이지 못하면서 각종 질환에 노출되기 때문이다. 노인들은 수개월 동안 움직이지 않고 누워만 있게 되면 심장과 폐 기능이 약화되고 욕창과 패혈증, 하지혈전 등 합병증이 발생한다. 또한 식사 도중 음식물이 기도로 넘어가 급성폐렴이 발생할 경우 목숨까지 잃을 수 있다.
- 고관절은 크고 단단한 뼈로 구성돼 있어 건강한 젊은 성인은 골절 위험이 상대적으로 낮다. 하지만 고령, 골다공증 등으로 뼈 건강이 악화된 상태에서는 골절 발생 빈도가 높아진다. 노인성 고관절 골절의 주원인은 급성 외상이다. 주로 넘어질 때 고관절 주변을 부딪치면서 골절된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통계에 따르면 고관절 골절 환자는 2015년 82만1754명에서 2019년 107만9548명으로 해마다 증가하고 있다. 성별로 보면 여성 환자가 약 94%로 압도적으로 많다. 폐경 이후 골 감소가 급격히 진행되는데, 폐경 후 삶이 길어져 여성이 그만큼 골절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전상현 가톨릭대 인천성모병원 정형외과 교수는 "고관절이 부러지면 치료가 힘들고 일상생활이 불가능해지는 만큼 예방이 최선"이라고 말했다.
대표적인 고관절 질환에는 고관절 골절과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가 있다.
고관절 골절은 집 안이나 겨울철 눈길을 걷다가 낙상에 의해 주로 발생한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는 어떠한 원인에 의해 대퇴골두(넓적다리 뼈 윗부분)로 혈액을 공급하는 모세혈관이 막혀 뼈가 괴사하는 질환이다. 최근 들어 별다른 증상 없이 고령화·비만율 증가, 입식생활 보편화로 체중이 엉덩이에 바로 전달돼 고관절 질환이 크게 늘고 있다.
노화 현상과 잘못된 관리로 인해 발생하는 고관절 질환은 별다른 통증이나 증상이 뚜렷하지 않아 병을 키우는 경우가 많다. 계단을 오르내리기 힘들고, 작은 자극에도 엉덩이 통증이 발생하거나, 양반다리 자세를 취했을 때 통증이 있거나, 앉고 서는 것이 힘들며, 뒤뚱거리며 걷거나 다리를 절뚝거린다면 고관절 질환을 의심해봐야 한다.
고관절 질환자 중 약 70%는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다. 국내에서 시행되는 인공관절치환술의 60~80%가 바로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에 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대퇴골두 무혈성 괴사증은 치료 없이 방치하면 결국 인공관절의 신세를 져야 하는 위험한 질환이다.
고관절 골절이 발생하면 누구나 수술에 대한 거부감이 있지만 가급적 수술을 빨리 하는 게 좋다는 의견이 우세하다.
골절 부위의 치유를 기대할 수 있는 상황에서는 부러진 부위를 맞추고 고정하는 내고정술을 시행한다. 만일 골절 부위의 치유를 기대할 수 없을 때는 인공관절치환술을 시행한다. 부러지거나 이상이 있는 고관절 일부 혹은 전체를 인체공학적으로 제작된 기구로 대치해 관절의 운동 기능을 회복시키고 통증을 완화한다.
서동현 부평힘찬병원 원장(정형외과 전문의)은 "인공고관절치환술은 부러지거나 이상이 있는 고관절 일부분을 제거하고 인체공학적으로 제작된 기구를 삽입해 관절의 운동 기능을 회복시키고 통증을 없애는 수술"이라며 "최근에는 근육과 힘줄을 보존하는 최소절개술을 통해 수술 부작용으로 지적됐던 탈구 발생률을 크게 줄이고 있다"고 설명했다. 고관절 골절을 예방하려면 평소 낙상사고에 노출되지 않도록 하고 골다공증이 발생하지 않도록 골밀도를 높이는 음식을 고루 섭취해야 한다.
[이병문 의료선임기자]
https://www.mk.co.kr/news/it/view/2021/08/8199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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