흡연으로 유발되는 대표적 질환은, 심근경색증을 일으키는 심장 관상동맥 질환과 뇌졸중, 폐암, 만성 폐색성 폐 질환 등이다. 많은 흡연가가 흡연량을 10분의 1로 줄이면, 흡연 관련 질병 발생 위험도도 10분의 1로 줄 것이라고 생각한다. 과연 그럴까.
최근 영국의학회지에 소량 흡연이 심혈관계 질환에 미치는 영향에 대한 연구가 실렸다. 이 연구에서는 흡연 관련 질환에 관한 기존 연구 총 141편을 종합 분석했다. 관상동맥 질환이 발생하는 비율은, 남성이 담배를 하루 20개비 이상 피우는 경우 127%가 높아졌다. 그런데 한 개비만 피운 경우에도 74%가 높아졌다. 여성도 비슷해서 매일 20개비 이상을 피우면 관상동맥 질환이 295% 증가했지만, 한 개비만 피워도 119% 증가했다.
뇌졸중은 남성이 매일 20개비 이상을 피우는 경우 56%, 1개비는 30% 증가했다. 여성은 하루 20개비 이상이 142%, 한 개비는 46%가 늘었다. 결국 소량이라 할 수 있는 한 개비만 피워도 심혈관계 질환 위험을 현저히 증가시켰다.
흡연은 소량이어도 혈관 내피 세포를 손상해서 동맥경화증을 유발한다. 혈관 벽에 혈소판을 응집시킴으로써 심장 관상동맥 질환이나 뇌졸중 같은 심혈관계 질환을 일으킨다. 폐암은 흡연량을 줄이면 위험도가 현저하게 낮아진다는 보고가 있으나, 심혈관계 질환에서는 단 한 개비도 안전하지 않다. 흡연은 애당초 시작하지 않는 것이 좋지만, 이미 시작했다면 당장 끊어야 한다. 줄이는 것은 의미가 없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