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처음의 모습과 세션 시작 후 변화 (첫 방문 9월, 작성 11월)

처음 내원 당시의 모습은 마치 반응이 없는 마네킹과 같았다. 사시이며, 눈동자에 초점이 없다.

자기 혼자만의 세계에서는 뭔가 호기심도 있고, 쾌활한 면도 있는 것 같았으나 다른 사람과의 소통이나 의식은 전혀 되지 않았다. (전형적인 자폐모습)

사람들이 불러도 멍하니 있을 뿐 전혀 반응이 없었고, 말도 하지 않고 표정도 없이 가만히 있었다. 또래 아이들처럼 울거나 보채거나 혹은 웃거나 까불거나...하는 등의 모습을 전혀 안 보이며, 넋이 빠진 듯 느낌.

세션 시작 후 초기에는 변화가 없다가 10회 정도 진행 되었을 무렵부터 슬슬 변화가 오기 시작했다. 어느 날부턴가 문을 열고 들어서는 명진이의 얼굴에 함박웃음이 보이기 시작했다. 다른 사람들과 눈을 맞추며 곧잘 쑥스러워하거나 반가워한다. 그 이후론 지금까지도 항상 생글생글 웃으며 밝은 모습을 보이고 있다.

그 시기(10월 9일)의 변화로 두드러지는 것은 매번 유치원이 끝나 데리러 가도 이곳에 처음 내원했을 때처럼 사람을 의식 못하고 멍하게 있기 마련이었는데, 어느 날 갑자기 아이가 방글방글 웃으며 와락 안기더란다. 이날 엄마를 의식한 것보다 더 큰 변화가 또 있었다. 그간 발음이 부정확한 것뿐만 아니라, ‘스파게티’(그것마저도 어머니의 통역(?)이 있어서 선생님들이 겨우겨우 알아들을 정도. 명진이가 제일 좋아하는 것이 스파게티라서^^)정도의 말 밖에 못하던 아이가 그 다음 날(10월 10일) ‘유치원에서 뭐했니?’ 라고 물어보니 ‘농장에 갔다왔다.’ 대답했고, 이어서 ‘농장에서 뭐 했니’ 라고 물으니 ‘땅콩!’ 이라고 대답하였다고 한다.

말도 없던 아이가 목소리가 점점 커지며 어느 날 불쑥 세션 도중 갑자기 ‘아빠’ 라고 정확하게 발음을 하더니, 이 후론 종종 선생님들이 불러주는 단어를 곧잘 따라하곤 한다. (15차 이후 ‘C. S. T'를 시켰는데 정확히 따라함)

(11월 21일) 나가는 길에 문 앞에 있는 화분을 가리키며 ‘나무!’ 안쪽 화분을 가리키며 ‘저기도 나무!’ 다시 문 앞 화분을 가리키며 ‘여기도 나무!’ 라고 외치는 등 말이 점점 트여 다른 사람들의 질문을 이해하고 곧장 대답도 한다. 세션 도중 ‘억억’ ‘꺄~’하는 등 소리치는 일이 잦아지며, 요새는 구사하는 단어나 표현이 많아져서 알아들을 정도의 발음으로 이야기를 하거나 혼자 중얼거리거나 여러 단어를 외치는 일이 많아졌다.

명진이의 가장 큰 변화는 역시 인지능력의 향상이라고 볼 수 있다.

아버지는 요새 명진이가 치유 받으러 올 때 우는 등 약간 떼를 쓴다고 걱정하고 계시나 오히려 선생님들은 굉장히 반가워하고 있다. 전혀 무심하던 아이가 ‘좋다, 싫다’의 감정표현을 하고 있으니 말이다. 초반 전혀 무심하던 단계를 지나 중반 생글생글 웃던 아이가 요새는 들어올 때 짜증을 내고 떼를 쓰고 있다. (3번 정도 그랬음)

처음으로 떼를 쓰던 날, 어머니께서 아이를 맡기고 주차를 하러 내려가셨다. 선생님 3명이서 아이를 돌보려고 하는데 아이가 유난히 떼를 쓰고 폭력적인 성향을 보여, 그간 달래면 달랠수록 더 떼를 쓰고 우는 아이들을 많이 본 경험상 일부러 아이에게 관심을 끄고 말을 걸지 않았다. 관심을 보이던 선생님들이 갑자기 아무 말도 않고 자신을 챙겨주지 않자 단 몇 분 만에 다가와 몸을 부비며 칭얼대기 시작했다. 자신에게 관심을 보여 달라는 표현 말이다. 그제서야 안아주고 말을 걸어주니 조금 삐진 척을 하다 금세 방글방글 웃으며 세션을 하러 들어갔다.

그 외에도 선생님과 어머니께서 본인이 잘못했던 일을 이야기할 때면 금방 본인 이야기인 것을 눈치 채며 짜증이나 앙탈을 부리곤 한다. 요새는 눈치가 늘어 혼날 일을 하고 나서는 눈치를 보기도 한다. 본인의 잘잘못이나 주변의 상황을 분명히 인식하고 있다는 증거라고 볼 수 있다. 처음에는 상상조차 할 수 없던 변화이다.

명진이의 이런 변화에는 CST를 받는 다른 또래아이들의 변화와도 일맥상통하는 부분이 있다. 쉽게 표현하여 보통 단계별로

울음 -> 화 -> 웃음

길게는 몇 개월 주기로 계속하여 이러한 변화가 오곤 하는데, 웃음을 보인다는 것은 거칠고 산만한 아이들의 자율신경이 그만큼 완화되어 온화하고 다른 사람과 잘 어울릴 만큼이 되었다는 것을 뜻한다. 또한 이후 또 다른 문제부위를 풀어나갈 때에도 마찬가지로 반복된다. 현재 명진이의 상태는 본인의 갇혔던 감정표현을 거침없이 드러내는 울음과 화의 상태라 볼 수 있겠다.

또한 SER 시 아기 때 그리도 하지 않던 도리도리 동작과 기는 동작을 흉내 내었다. 언어치료를 받으러 다닐 시 혀에 문제가 있어 언어가 느리다고 혀 운동을 시키라는 이야기를 들으셨다고 하는데, SER 이후 본인 스스로 혀를 빼고 돌리고 하는 등의 놀랄만한 모습 등을 보여주었다. 이후에도 본인 스스로 혀 운동을 하고 있다고 한다. 또한 특이하게도 엎드려뻗쳐 동작을 거꾸로 한 듯한 모습의 SER 반응도 보여주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