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리불안증
성인의 분리불안 장애
- 정신적 애착과 분리 두려움 - 분리불안 증세
태아에게 가장 안락한 공간은 자궁이다.
세상으로 나오기 전까지 최적의 생존 환경을 제공한다.
외부 감염과 충격을 거의 완벽하게 막아준다.
이처럼 안전하고 쾌적한 공간을 박차고 밖으로 나오는 것이 인간의 출생이다.
프로이트는 “출생은 불안의 근원이자 원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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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면증으로 내원한 40대 중반 주부.... 결혼 초부터 10년 넘게 호전과 악화가 반복된다.
환자는 “남편이 출장간 뒤 아이와 혼자 있던 날 밤 불면증이 시작됐다”면서
“태풍이 너무 무서웠던 기억이 생생하다”고 말했다.
이후로도 남편과 떨어져 지내면 그때 기억이 생생해 불면증이 심해졌다.
가슴도 두근거리고 이유 모를 불안에 휩싸인다.
출장이 길어지면 결국 아이들에게 심하게 화까지 낸다.
남편에게 아예 출장을 가지 말라고 종용할 정도다.
남편이 탄 비행기가 추락하지 않을까 하는 상상도 끔찍하다.
자상한 남편은 그때마다 환자를 달래느라 애를 먹는다.
해외에서도 전화로 환자를 달래느라 일을 제대로 못 볼 지경이다.
그러나 남편과 사소한 말다툼이라도 하는 날에는 증상이 심해진다.
혈압이 올라가 심장이 멎을 것 같아,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혈압부터 체크한다.
환자는 이런 불안과 불면증이 무서웠던 밤의 기억과
실제 비행기 사고를 목격했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그러나 환자의 증상은 성인의 ‘분리불안증’이다.
이 증상은 흔히 엄마와 떨어지기 싫어하는 어린 아이뿐만 아니라,
성인 심지어는 노인층에서도 나타난다.
몸은 성인이지만,
정신적으로는 아직 태아의 자궁에서 벗어나지 못한 채 일상을 살아가는 사람들이
의외로 많다.
불면, 불안, 혈압상승 등은 모두 분리불안에서 시작된 것이며,
관심의 대상이자 보호를 받아야 하는 좋은 명분거리가 된다.
엄마의 자궁으로부터 몸은 분리되었어도, 정신까지 성공적으로 분리된 것은 아니다.
출생 이후 만 3세까지 적절한 애착관계를 통해서 정신적 자립은 서서히 엄마와 분리된다.
신체적 독립은 출생을 통해 갑작스럽게 이뤄지지만,
정신적 자립은 연착륙되어야 한다.
그런데 부모의 과보호로 독립 시기를 아예 놓치거나,
반대로 너무 이른 시기에 독립을 종용당하면 분리불안이 생긴다.
특히, 연년생으로 동생이 생긴 경우에 부모의 관심에서 멀어질 수가 있는데,
출산 직후 제1 보호자가 자주 바뀌거나, 관심으로부터 멀어지는 것,
눈맞춤이나 신체 접촉 등이 너무 적은 것도 원인이다.
모든 생명체의 초기 성숙은 신체적, 정신적 ‘애착’에서부터 시작된다.
애착이 충분히 형성되고 난 뒤에야 성숙해질 수 있다.
인간 역시 애착 욕구를 충족되지 못하면, 분리된 존재로서의 삶이 힘들게 된다.
홀로 잠들거나 학교 가는 일과 같은 ‘분리’의 문제를 극복할 수 있다.
환자는 친정 엄마로부터 애정을 충분히 받지 못했다.
어릴 적 부모 사이가 좋지 않았던 환자는
“엄마가 따뜻하게 웃어주던 기억이라곤 없다. 보채면 늘 화내며 떼어놓기 일쑤였다”고 회상했다.
이는 정신적 애착의 빈곤이다. 신체적 굶주림과 마찬가지로 정신적 애착에 대한 굶주림이 심했다.
정신적 애착은 매우 끈질긴 생존 본능이다. 엄마가 밀쳐 낼수록 더 다가가려는 아이의
마음처럼, 안전하다 믿고 신뢰하는 대상과는 결코 떨어지지 않으려 더욱 집착하게 되고
필사적이다.
지금은 그 대상이 엄마로 부터 남편으로 전환된 것 뿐이다. 점차 나이가 더 들어가면
남편에게서 그 대상이 자식에게로 애착이 옮겨가며, 때로는 종교 활동이나 특정 취미
생활, 사회 봉사활동 등으로 전환된다.
환자 역시 “요즘은 아이들이 캠프를 가도 잠이 안 온다”고 호소했다. 학원에서 늦게
돌아와도 안절부절이다. 눈 앞에 있어야 안심이 되고, 자신의 심리상태를 반영하는 것
이다. 다행히 성인기 분리불안을 안정시키는 치료로 증세는 호전되었다.
환자는 “부부싸움 후엔 늘 남편 원망부터 했는데,
결국 내 불안을 남편에게 투정부렸던 셈이었다”고 말했다.
물론, 40년 넘게 유예되어온 정신적 자립이 말처럼 쉽지는 않다.
그러나 지금 태내 자궁에서의 삶에서 벗어나지 못하면,
남은 삶은 '불안의 연속'이라는 더 큰 대가를 치를 수 밖에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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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동 분리불안증
부모 혹은 다른 양육자로부터 분리되는 것에 대해 심한 불안과 고통을 겪는 것을
말한다. 보통 만 1세 정도의 모든 아이들에게 나타나고, 그 후 점차 사라집니다.
하지만 일부에서는 학교에 다닐 때까지 분리불안이 지속되거나,
분리불안이 사라졌다가도 다시 강하게 나타나기도 합니다.
질병의 원인
가족 구성원 간에 지나치게 밀착되어 있고,
분리불안 장애를 겪는 부모는 자녀에게 과보호적인 양육태도를 보이며,
아이의 경우, 성격은 지나치게 의존적이고 부모의 사랑을 심하게 갈구하는 경향을
보입니다. 집안에서 고집을 부리며 자기 주장과 만족욕구가 큽니다.
- 가족 내 공황장애, 광장공포증, 우울증, 알코올 중독, 신체화 장애가
많은 유전적 성향을 보인다고 합니다.
- 또한 부모의 질병 치료, 동생 출산, 엄마의 직장 출근, 이사, 전학, 부부싸움 등
부모와 일시적으로 헤어지는 외부 사건이 발병의 계기가 됩니다.
증상
분리불안증은 심한 불안이 특징입니다.
부모, 특히 어머니나 중요한 사람, 집같이 익숙한 환경과 떨어지거나 변화가 있을 때
그 불안이 극심합니다.
아동은 클수록 캠프에 가거나 친구 집에서 자는 것, 여행하는 것을 거부하고, 심지어
학교 가기를 거부하기도 합니다.
또한 집에서도 혼자 있기를 거부하고 한 집에서도 벽을 두고 떨어져 있지 못해 부모를
그림자처럼 따라다니게 됩니다.
부모와 떨어졌을 때 자신이나 부모에게 사고, 실종, 죽음, 괴물의 공격 등 일어날 지도
모르는 무서운 일에 대한 두려움 때문에 괴로워합니다.
대개 분리불안증 아이들은 수면 장애의 어려움을 겪습니다.
혼자 못자고, 어둠에 공포를 보이며 ,자더라도 악몽을 꾸기도 합니다.
불안 증세와 관련된 신체적인 증상도 흔히 관찰됩니다.
복통, 오심, 구토 등 소화기계통의 증상이 나타나기도 하고,
심계박동, 어지럼증, 기절, 질식감 등의 심혈관계 증상을 호소하기도 합니다.
진단
정신과 전문의와의 면담과 심리검사를 통해 다른 아동 불안장애와의 감별이 필요합니다.
또한 분리불안증을 진단하기 위해서는 증상이 적어도 4주 이상 지속되어야 합니다.
경과/합병증
분리불안증은 보통 사춘기 전에 나타나고, 강도가 변하면서 몇 년간 이어집니다.
18세가 지나서도 이어지기도 하는데,
특히 분리불안증 성인들은 아동기를 보냈던 집에서 이사하려 하지 않습니다.
그리고 자신이 새로운 가정을 꾸리게 되면
자신이 부모에게서 떨어지기를 두려워했던 것 처럼
결혼 후에도 배우자와 아이들과 떨어지는 것 또한 어려워합니다.
진단
아동의 불안의 원인이 무엇인지 알고, 그 원인을 해결해 주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치료는 놀이치료 및 인지행동치료를 하게 되고, 가족 전체가 참여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증상이 심한 경우 약물치료도 이루어질 수 있습니다.
진료과=정신건강의학과
학교 갈 시간이면 배아프다는 아이… 왜 그럴까?
취학아동 정신건강 살피려면…
초등학교 입학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할 경우
분리불안증, 틱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등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발전할 가능성도 있다.
한 어린이가 의사에게 ADHD 상담을 받고 있다. 초등학교 입학식장에 서 있는 자녀를
바라보는 부모의 마음은 말로 표현하기 어려울 정도로 벅차다.
하지만 기쁜 만큼 ‘우리 아이가 학교생활에 잘 적응할 수 있을까’ 하는 걱정을 하게 된다.
실제로 전문가들은 취학 아동이 느끼는 스트레스의 강도가 성인의 스트레스 못지않다고
지적한다.
‘아이들이 무슨 스트레스?’라고 대수롭지 않게 여기면 안 된다고 말한다.
초등학교 입학으로 인한 스트레스가 심하면
분리불안장애, 틱장애, 주의력결핍 과잉행동 장애(ADHD) 등
정신건강의학과 치료가 필요한 질환으로 나빠질 가능성도 있다.
○ 분리불안장애 “자신감을 키워 줘라”
취학 아동의 스트레스 증상 중 가장 흔한 것은 분리불안장애다.
부모와 떨어지는 것에 대한 두려움이 심해져 등교 거부로 이어지는 증상이다.
국내의 한 연구에 따르면 취학 아동 중 5% 내외가 분리불안장애를 겪는다.
부모와 오래 떨어졌거나 부모 상실을 겪은 한부모 가정의 자녀들일수록
분리불안장애에 걸릴 확률이 높다.
분리불안장애는 ‘단순히 부모와 떨어지기 싫어하는 증상’이 아니다.
이 때문에 아이가 단순히 불편함을 느끼는 수준이 아닌
정신적 공황을 겪고 있다는 것이다.
학교에 가지 않겠다고 하는 어린이들은 대개 심부름도, 친구 집에도 혼자 가지 못한다.
심하면 수면장애 복통 구토 어지럼증 기절 질식감 등의 증상도 나타날 수 있다.
등교를 거부하는 아이를 꾸중하거나 강제로 학교에 보내는 것은 자제해야 한다.
대부분 한두 달 안에 증세가 완화되는 만큼
시간을 갖고 ‘학교가 흥미로운 곳’이라는 걸 알려 줘야 한다.
전문가들은 부모가 자녀와 함께 등교해 쉬는 시간마다 아이를 만나다가
점차적으로 혼자 있도록 시도할 것을 권한다.
귀가 뒤 자녀를 가족들 앞에 세워 놓고 발표 연습을 시키는 것도 자신감 회복에
도움이 된다. 매일 일기를 쓰게 하고 대화하면서 속마음을 나누는 것도 좋은 방법이다.
○ 틱장애 “혼내면 더 심해져”
스트레스가 지나치면 틱장애가 나타날 수 있다. 틱은 신체의 한 부분이 반복적으로
갑작스럽게 움직이는 증상이다. 틱장애는 신체 동작을 반복하는 운동틱과 일정 소리를
반복적으로 내는 음성틱으로 나뉜다.
운동틱은 눈을 계속 깜빡거리거나 머리를 반복적으로 흔들거나 어깨를 실룩거리는 등의
행동이 주요 증상이다.
음성틱은 킁킁거리는 소리를 내거나 기침을 반복한다. 심할 때는 개가 짖는 소리나
욕설을 반복하기도 한다.
- 운동틱과 음성틱 증상을 함께 보이면 투레트 증후군이라고 한다.
부모는 자녀가 고의적으로 소리를 내거나 움직임을 반복하는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인정해야 한다.
틱장애 아동은 행동을 참을 수도 없고 자신이 틱을 하고 있다는 것조차 깨닫지 못한다.
그 때문에 “그만하라”는 말을 하거나 벌을 주면 오히려 증상이 심해질 수 있다.
전문가들은 병원을 찾아 자녀의 증세 정도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입을 모은다
.
틱 장애를 겪는 10명 중 1, 2명은 수개월 안에 증상이 저절로 없어지는 ‘일과성 틱’이다.
하지만 1년 이상 틱 증상이 계속되는 ‘만성 틱’으로 악화하는 사례도 있다.
일과성 틱은 무시하고 내버려두는 것이 중요하다.
학업보다는 충분히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는 것이 좋다.
만성틱이나 투레트증후군은 약물 치료를 할 수도 있다.
약물 치료는 근본적인 치료가 아니고 증상을 약화시키는 효과만 있다.
부작용이 생길 수 있기 때문에 전문의의 처방을 받아 신중하게 진행해야 한다.
○ ADHD “정확한 진단이 우선”
ADHD도 취학 아동에게서 집중적으로 발견된다.
가정에서는 단순히 ‘산만한 아이’로만 여겨지다 수십 명이 모인 교실에서
증세가 두드러지는 사례가 많다.
ADHD는 취학 아동의 약 3∼5%에서 발생한다.
남자 아이가 여자 아이보다 3배 정도 많다.
수업 중 허락을 받지 않고 화장실에 가거나 물을 자주 먹으러 가거나
자주 떠들고 친구들과 자주 싸우면 ADHD를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ADHD 치료는 간단하지 않다. 약물 치료와 함께 심리 치료 등 비약물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치료의 첫걸음은 전문의를 찾아 정확한 진단을 받는 것이다.
소아청소년정신과 전문의는 학교와 가정에서의 생활, 친구와의 관계, 외상, 신체적 결함
등을 종합적으로 판단해 약물치료, 놀이치료, 정신치료, 인지행동치료, 특수훈련 중
가장 알맞은 치료법을 제안해 준다.,
중추신경 자극제를 사용하는 약물치료(?)는
과잉 행동을 줄여 주고 집중력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을 준다.
하지만 약물치료도 비약물치료와 병행하지 않으면 효과가 적을 수 있다.
가정에서는 규칙적인 생활을 하는 것이 중요하다.
기상 아침식사 세안 등교 취침시간을 정확하게 지키려는 노력이 필요하다.
백화점 같은 외적 자극이 많은 장소는 피하는 것이 좋다.
(도움말=정유숙 삼성서울병원 소아청소년정신과 교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