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학> 자폐아-직계가족, 특징적 뇌구조 공유
연합뉴스 | 입력 2005.11.25
(서울=연합뉴스) 한성간 기자 = 자폐아의 부모와 형제는 자폐증세는 없어도
자폐아의 특징적 뇌구조를 공유하고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최근 워싱턴에서 열린 미국신경과학학회 연례학술회의에서
이러한 연구보고서 2건이 발표됐다고 BBC인터넷 판이 24일 보도했다.
미국 콜로라도 대학의 에릭 피터슨 박사는 이 중 한 연구보고서에서
자폐아의 부모 40명과 정상아의 부모 40명을 대상으로 뇌 조영을 실시한 결과
자폐아와 정상아의 뇌 구조 차이가 자폐아의 부모에게서도 관찰되었다고 밝혔다.
피터슨 박사는 자폐아와 그 부모는
행동계획과 모방을 담당하는 뇌부위인 운동피질과 기저핵이 보통사람보다 크고,
얼굴표정과 같은 사회적 정보를 이해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인
체성감각피질(somatosensory cortex)은 작은 것으로 밝혀졌다고 말했다.
또 신체의 균형을 유지하는 뇌 뒤쪽의 소뇌와 다른 사람의 의도를 이해하는 데
핵심적인 역할을 하는 전두엽도 보통사람보다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고
피터슨 박사는 밝혔다.
한편 위스콘신-매디슨 대학 의과대학의 브렌든 나세위츠 박사는 또 다른 연구보고서에서
자폐아와 그 형제들은 감정을 처리하는 뇌부위인 편도가 모두 위축되어 있다고 밝혔다.
또 자폐아의 형제들은 남과 눈을 마주치지 않는 자폐아들의 공통된 특징을
뚜렷하게 지니고 있다고 나세위츠 박사는 말했다.
이에 대해 영국자폐증연구소(ARC)의 사이먼 배런-코엔 박사는
자폐증 유전자가 자폐아만이 아니라
그 직계가족에게도 뇌기능과 구조에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보여주는 것이라고 논평했다.
자폐아의 직계가족이 자폐아와 같은 뇌구조를 가지고 있으면서
자폐증세는 없는 이유는 자폐증과 관련된 것으로 알려진 20여 가지 유전자 중
일부만 가지고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고 배런-코엔 박사는 설명했다.
배런-코엔 박사는 자폐아와 그 가족이 일부 특징을 공유하고 있다는 것은 이미 알려진 사실이지만
뇌 구조의 특징도 함께 가지고 있다는 것은 새로운 사실이라고 말했다.
자폐증 환자의 이러한 특징적 뇌 구조는 당장은 아니더라도
언젠가는 자폐증 위험이 있는 사람을 가려내는 데 이용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