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천 하늘빛감리교회의 충북 단양 힐링센터에서 산촌 유학을 하는 아이들의 등굣길 모습. 아이들은 매일 자전거를 타거나 걸어서 2km의 등굣길에 나선다. 하늘빛감리교회 제공
“자연 속에서 혼자 있는 시간 동안 자유로워지는 것 같아요.”
인천 하늘빛감리교회(장준순 목사)의 충북 단양 힐링센터에서 산촌 유학을 하는 이기쁨(14)군은 자연에서의 생활을 이같이 소개했다. 이군을 비롯해 이곳에서 생활하는 아이들은 스마트폰 대신 자전거의 손잡이를 잡고 매일 2㎞ 넘는 등굣길에 나선다. 울퉁불퉁한 비포장도로를 달리며 곳곳에 핀 들꽃과 양옆으로 펼쳐진 논과 밭을 살핀다. 신종 코로나바이러스감염증(코로나19)으로 온라인수업을 할 때도 아이들은 매일 산책하고 운동하며 자연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현재 힐링센터엔 산촌 유학을 하는 중학교 2학년 아이들 3명을 비롯해 8명의 성도가 함께 살아가고 있다. 아이들의 교육과 생활을 책임지는 전문사역자 부부와 은퇴 후 귀촌해서 농사를 짓는 권사 부부 등이 상주한다. 많을 땐 20여명이 이곳에서 함께 지냈다. 주일 예배를 드린 후엔 장준순 목사 부부도 내려가고, 방학 땐 성도들의 캠프도 이곳에서 진행된다.
힐링센터는 교회의 표어를 ‘인재가 자라나는 교회’로 정하고 다음세대 교육에 관심을 기울여온 장 목사의 아이디어다. 장 목사는 “도시 아이들은 학교 끝나면 학원에 가는 등 ‘건물’이라는 테두리 안에서 한정적인 삶을 사는 경우가 대부분”이라며 “아이들이 자연 속에서 정서적으로 건강하게 성장하길 바랐다”고 설명했다. 교회는 지난 2008년 1만7000여㎡(약 5000평)의 땅을 구매해 건물 세 동과 텃밭을 꾸렸고 2010년부터 산촌 유학과 귀촌을 시작했다.
장준순 하늘빛감리교회 목사와 김영숙 사모가 화상회의 프로그램 줌(Zoom)을 통해 충북 단양 힐링센터에 있는 김근영 권사와 인사를 나누고 있다. 인천=강민석 선임기자
아이들은 지역 학교에 다니고 함께 정한 규칙을 따르며 공동체 생활을 한다. 교육학을 전공한 김근영 권사가 상주하며 아이들의 생활과 교육을 지도한다. 김 권사는 “스스로 청소하고 텃밭도 함께 가꾸며 독립적인 존재로 자라도록 힘쓰고 있다”며 “공동체 생활을 통해 섬기는 리더십을 키워 선한 영향력을 가진 기독교인으로 성장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산촌 생활은 성도들의 건강을 되찾는 데도 큰 힘이 됐다. 장 목사는 2016년 위암 4기 진단을 받고 이곳에서 5개월간 투병 생활을 한 후 완치 판정을 받았다. 그는 “맑은 공기와 건강한 먹거리가 병을 치료하는 데 큰 힘이 됐다”고 했다. 김영순 사모는 “주의력결핍 과다행동장애(ADHD)나 자폐증이 있는 아이들의 증상도 크게 완화되고 만화를 그리거나 소설을 쓰는 등 창의성은 극대화됐다”고 덧붙였다.
장준순 하늘빛감리교회 목사(오른쪽 첫 번째)와 산촌 유학을 하는 아이들이 힐링센터 근처 냇가에서 함께 낚시를 하고 있다. 하늘빛감리교회 제공
무엇보다 자연은 건강한 영성을 키우는 훌륭한 터전이 됐다. 장 목사는 “두 손으로 흙을 만지고 나무를 보는 과정에서 깊은 감성이 생기고 하나님을 더 깊게 만날 수 있다”며 “자연스럽게 스며든 건강한 영성이 아이들을 각 분야의 훌륭한 리더로 성장시키는 힘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