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나이가 젊거나 가족력이 없으면 자신과 먼 얘기라 생각하기 쉽다. 하지만 당뇨병은 어느 연령에서나 발생할 수 있고 생활습관 같은 환경적인 요인이 크게 영향을 미친다고 알려졌다.
당뇨병환자는 계속 늘고 있다. 2018年 대한당뇨병학회에서 발행한 ‘당뇨병 팩트시트’에 따르면 2016年 기준 30세 이상 성인 7명 중 1명(14.4%)이 당뇨병을 갖고 있고 65세 이상 노인에서는 10명 중 3명으로 증가했다. 반면 치료받는 경우는 절반을 조금 넘는 수준에 그쳐 여전히 인식개선을 향한 목소리가 높다. ’세계 당뇨병의 날(11월 14일)‘을 맞아 우리가 미처 몰랐던 당뇨병의 상식들을 짚어봤다.
■당뇨병은 왜 생길까?
우리가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높아진다. 이때 다행히 췌장에서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이 문제 되지 않게 조절한다. 분비된 인슐린은 포도당이 간, 근육, 지방 등 세포에 흡수돼 에너지로 사용되도록 돕는다.
그런데 여기에 문제가 생기면 포도당이 세포 내로 공급되지 못하고 혈액의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게 된다. 이것이 바로 당뇨병이다. 갈증, 체중감소, 다음, 다뇨의 증상이 나타나며 만성화되면 혈관에까지 합병증이 발생한다.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는 제1형 당뇨병과 인슐린은 제대로 분비되나 비만, 운동부족, 고열량식사 등 여러 가지 원인에 의해 인슐린 저항성이 생겨 이를 극복할 만한 충분한 인슐린 분비가 되지 못하는 제2형 당뇨병으로 나뉜다.
■소변에 거품 나면 무조건 의심해야할까?(x)
당뇨병의 증상 중 하나가 다뇨, 즉 화장실을 자주 가게 되는 것이다. 혈액 속에 많아진 포도당을 소변으로 배출시키기 위함인데 이때 당이 수분을 머금은 채 배출돼 소변량이 늘어난다.
유성선병원 내과 류아정 전문의는 “소변량이 늘면서 갈증이 자주 나긴 하지만 소변에 거품이 나거나 색깔이 변하지는 않는다”며 “소변 거품유무만으로는 당뇨병을 구별할 수 없기 때문에 일단 의심되면 병원에서 혈당검사를 받아보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인슐린주사와 복용약은 평생 함께 해야할까?(△)
당뇨병의 치료방법은 개인의 혈당조절상태나 합병증상황, 진단받은 당뇨병의 종류에 따라 결정된다. 제1형 당뇨병은 인슐린이 전혀 분비되지 않기 때문에 처음부터 반드시 인슐린을 맞아야한다.
강동경희대병원 내분비대사내과 정인경 교수는 “하지만 제2형 당뇨병은 인슐린은 잘 분비되나 양이 부족하거나 저항성이 생기는 것으로 보통 경구약물로 치료한다”며 “주원인은 비만으로 운동을 열심히 하고 식단조절과 약 복용을 통해 인슐린 저항성이 개선되면 혈당수치도 좋아지면서 약을 줄이거나 중단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 방법으로 혈당조절이 어려운 경우에는 제2형 당뇨병환자라도 처음부터 인슐린 치료가 필요할 수도 있다. 또 당뇨병을 앓은 기간이 오래돼 췌장기능이 떨어지면서 혈당조절이 어려워진 경우에도 인슐린 주사가 꼭 필요하다.
■모든 당뇨병 약은 살이 찐다?(x)
당뇨병 약제 중에서 살이 찔 수 있는 약제는 인슐린 분비촉진제 또는 인슐린주사가 있다. 정인경 교수는 “인슐린의 주 기능이 섭취한 영양소를 저장하는 것인데 이것이 바로 체중증가를 유발할 수 있다”며 “하지만 당뇨병 약제 중 SGLT2억제제, GLP-1 수용체작용제나 메트포르민은 식욕을 억제하거나 위의 음식배출을 지연시키고 신장으로 당 배설을 촉진해 반대로 체중이 감소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당뇨병 약은 환자 상태에 따라 달라지기 때문에 약제 선택에 있어 주치의와 충분한 상의가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당뇨병 있으면 심혈관질환도 조심해야한다?(o)
당뇨병은 전신에 여러 가지 합병증을 불러와 더욱 무서운 질환이다. 그중에서도 심혈관질환은 가장 치명적인 당뇨 합병증으로 꼽힌다.
일단 혈중에 당분이 높아지면서 혈액이 끈적해지면서 죽상동맥경위험이 높아진다. 또 당뇨병환자 대부분이 고혈압을 동반하는데 이것 역시 죽상동맥경화의 위험요인으로 꼽힌다. 게다가 당뇨병환자는 혈소판 기능 등의 이상으로 혈액이 잘 엉기는 응고현상이 흔히 발생한다. 이것이 결국 혈액순환을 방해함으로써 심혈관질환을 일으킬 수 있다.
따라서 최근 유럽심장학회에서는 명확한 금기사항이 없을 때 ▲심혈관질환 ’위험이 매우 높은(당뇨가 있으면서 동시에 고혈압, 이상지질혈증, 흡연, 비만, 고령 중 3개 이상 위험요인 보유 또는 20년 이상 제1형당뇨병을 앓은 환자 등)‘ 또는 ’위험이 높은(10년 이상 당뇨병을 앓은 경우)‘ 단계로 분류되는 당뇨병환자에게는 1차 예방용으로 저용량 아스피린(하루 75~100mg) 복용을 고려할 수 있다는 가이드라인을 발표했다.
아스피린은 기본적으로 해열·진통·소염제의 용도로 널리 사용되고 있지만 혈소판의 활성을 억제해 피를 묽게 하고 심뇌혈관질환위험을 낮추는 작용을 한다고 알려졌다. 하지만 혈소판 작용을 억제하기 때문에 한편으로는 출혈위험을 높일 수 있다는 우려도 있다.
대구가톨릭대학교병원 순환기내과 최지용 교수는 “주치의와 상담 후 심혈관질환 위험이 매우 높다고 판단되면 최근 유럽심장학회의 권고사항에 따라 저용량 아스피린 복용을 고려해볼 수 있다”며 “출혈위험에 관해서는 최근 프로톤펌프저해제가 상부위장관 출혈을 상당히 낮춰주는 것으로 보고돼 필요한 경우 저용량 아스피린과 이를 병용하면 잠재적으로 아스피린의 혜택을 높여줄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당뇨병 있으면 신장건강도 챙겨야한다?(o)
당뇨병성 신증은 당뇨병이 오래돼 나타나는 가장 대표적인 합병증으로 꼽힌다. 당뇨병이 발병한 후 평균 15년 정도가 지나면 신장기능이 떨어지면서 소변으로 단백질이 빠져나가고 심해지면 노폐물을 걸러내지 못하는 만성신부전으로 발전한다고 알려졌다. 따라서 당뇨병환자는 신장건강을 위해 단백질과 염분 섭취를 줄여야한다.
정인경 교수는 “당뇨병약이 신장건강을 오히려 해친다는 얘기가 있지만 건강한 생활습관으로 혈당을 잘 조절하면 당뇨 합병증으로 신장이 망가지는 것을 오히려 예방할 수 있다”며 “단 신장이 약한 경우 투여 중인 약제 용량을 줄여 부작용을 방지할 수 있다”고 말했다.
TIP. 당뇨병 약제와 생활관리법
1. 당뇨병 약제
우리나라에서 사용 가능한 당뇨병 약제는 총 9가지 계열이 있다. 자신이 먹는 약제가 어떤 계열인지 확인하면 약으로 인해 저혈당이 올 수 있는지 확인할 수 있다.
2. 생활관리법(식이 및 운동요법)
당뇨병은 단순히 약물치료만으로 100% 관리하기 힘들며 반드시 생활습관 개선을 병행해야한다. 특히 약물치료 못지않게 중요한 것이 올바른 식습관을 갖는 것이다.
당뇨병에 좋다는 특정음식을 구입해 먹는 것보다는 본인에게 알맞은 식사량을 골고루 규칙적으로 먹는 것이 좋다. 다른 식품군에 비해 당질이 많이 함유된 곡류 및 과일군 등은 적정량 먹고 단당류가 많이 포함된 음료수나 간식류는 혈당을 빨리 올리기 때문에 피해야한다. 또 음식은 전체적으로 싱겁게 먹고 채소와 생선을 충분히 섭취한다. 담배는 반드시 끊고 술은 하루 한두 잔 이하로 줄여야한다.
규칙적인 운동도 중요하다. 대한당뇨병학회에 따르면 운동은 식후 30분 후에 시작해 30분 내지 1시간 정도 하는 것이 효과적이다. 단 운동 전에는 반드시 혈당을 체크하는 것이 좋다. 운동 전 혈당이 300 mg/dL 이상이면 운동을 미루고 100 mg/dL 이하면 저혈당이 발생할 수 있어 간식을 먹은 후 운동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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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고혈압을 동반한 당뇨환자는 겨울철 찬 공기에 의해 혈압이 급격히 상승할 수 있어 실외운동을 삼가야한다. 제자리걷기나 실내자전거 타기, 러닝머신에서 걷기 같은 실내운동을 꾸준히 하는 것으로도 혈당을 얼마든지 조절할 수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