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자와 결합하여 수정란을 만들고 하나의 생명을 잉태시키는 난자는
여성이 태어났을 때부터 일정한 수가 난소에 준비되어 있다.
난소의 표면에는 난포라는 것이 있는데 바로 이것이 평생 동안 배란될
약 400개의 난자를 간직하고 있는 창고인 셈이다.
여성이 사춘기를 맞이하게 되면 뇌하수체로부터 에스트로겐이라는 성선자극 호르몬의 분비가 시작된다. 이 호르몬의 작용으로 난소에 있는 난포가 한 개씩 순차적으로 1개씩 순차적으로 발육을 시작하고 발육을 시작한 난포는 약 2주일 동안 크게 성숙했다가 파열되면서 난자를 내보낸다. 이것이 여성의 임신을 가능하게 하는 배란이다.
배란은 보통 좌우의 난소에서 교대로 1개씩, 그러니까 여성의 일생을 통해서 좌우 각 200번 가량이 이루어지는 셈이다.
배란된 난자는 자궁을 향해서 난관을 따라 이동해 간다. 난자가 수정이 되지 않은 경우에는 하루 만에 죽고 말지만 난관에서 정자와 만나 수정이 되면 수정란은 즉각 세포분열을 시작하면서 자궁으로 이동하여 착상한다.
처음부터 만들어져 있는 난자와는 달리 과환에서 계속 만들어지는 정자는 한번 사정에 약 3cc의 정액으로 사출되는데, 그 속에 있는 정자의 수는 3억 마리 정도이다.
물론 그 정자들이 전부 완전한 것은 아니다. 사정을 자주 하거나 고환에 이상이 있으면
정자의 수가 감소되기도 하고 미숙한 것이 만들어 지기도 한다.
성교를 통해 여성의 질 내에 들어온 정자는 난자를 만나기 위해 꼬리를 흔들면서
질 내를 헤엄쳐 거슬러 올라간다. 질에서 자궁구, 자궁경관, 자궁강을 통해
난관으로 들어간 정자는 배란된 난자와 만나게 되는 것이다.
정자는 산성을 싫어하고 알칼리성에 강하다. 그런데 질 내는 항상 산성이고 자궁경관에서 분비되는 점액은 알칼리성이기 때문에 정자는 그곳으로 헤엄쳐 간다.
이 점액은 평소에는 불투명하고 끈적거려 지나가기가 어렵지만 배란일이 가까워지면
투명하고 미끄러워지기 때문에 정자가 쉽게 지나갈 수 있다.
따라서 배란일 전후가 아니면 임신이 어렵게 되는 것이다.
정자가 헤엄치는 속도는 1분에서 약 3mm이니 사정된 후부터 난관에 도달한 정자는
수정이 되지 않아다 해도 약 3일간 살 수 있다.
흔히 난자와 가장 먼저 만난 정자가 수정이 되는 것으로 알고 있는데 사실은 그렇지 않다. 난자의 표면에는 막이 있어서 그것을 녹이지 않고는 난자 속으로 들어갈 수가 없다. 선두그룹으로 달려온 무수한 정자들이 난자를 둘러싸고 끊임없이 공격하여 그 막이 녹으면 기회를 포착한 하나의 정자가 난자와 수정이 된다. 그리고 일단 수정이 이루어지면 그 순간 난자표면에는 수정막이 생겨 다른 정자가 들어올 수 없게 하는 것이다.
수정된 난자와 정자는 수정란이 되어 7~10일에 걸쳐 자궁 속으로 이동한다.
수정란을 맞는 자궁에서도 나름대로의 준비를 한다.
난소에서 분비되는 난포 호르몬에 의해서 자궁내막은 두꺼워지고
혈관도 발달해서 수정란이 쉽게 착상할 수 있도록 한다.
자궁에 도달한 수정란은 자궁의 점막을 녹이는 효소를 분비해서
자궁내막에 안정된 자리를 잡고 그곳을 파고 들어간다.
이렇게 착상이 제대로 이루어져야만 비로소 임신이 성립된다.
1백만분의 1g인 수정란은 약 270일 동안 자궁 안에서 발육을 계속하여
30억 배인 3kg이 넘는 아기가 되어 태어나게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