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이 약 2220만원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난 가운데 평소 혈당을 얼마나 잘 관리하느냐에 따라 치매를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22일 질병관리청 국립보건연구원은 서상원 삼성서울병원 신경과 교수가 치매가 없는 2600여명을 대상으로 혈당과 혈압 변동성이 인지 기능에 미치는 영향을 분석해 이같은 결과를 도출했다고 밝혔다. 연구에 따르면 불규칙한 식사나 고탄수화물·단순당 섭취 등의 식습관은 인지 기능을 떨어뜨릴 수 있다.
치매와 뇌졸중 발병 위험은 백질 변성이 클 때 올라간다. 백질 변성은 대뇌의 백질에 퍼져 있는 작은 혈관들이 손상된 생태인데, 혈당 변동성이 커질수록, 즉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질수록 대뇌 백질의 변성이 나타나는 것으로 드러났다. 또한 혈당 조절 능력이 떨어지면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축적도 늘어났다. 아밀로이드 단백질의 경우 뇌 속에 과도하게 쌓인 후 뇌세포의 골격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타우 단백질의 이상이 겹치면 신경세포가 파괴되고 인지 기능 장애가 발생한다.
서 교수 측은 혈압 변동성과 인지 기능의 연관성도 확인했다. 연구 결과, 수축기와 이완기 혈압 변동성이 클수록 타우 축적이 증가했고, 특히이완기 혈압이 크게 변할수록 장기적 기억을 조절하는 뇌의 해마 부위가 위축됐다. 서 교수는 “치매 예방을 위해 혈압을 효과적으로 조절해야 한다”며 “혈당 조절을 통해서도 치매를 막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앞서 2022년 이다영·김난희 고려대 의대 안산병원 내분비내과 교수와 한경도 숭실대 통계학과 교수 공동 연구팀도 공복혈당 변동성이 클수록 치매 발병 위험이 더 커진다는 연구 결과를 내놓은 바 있다. 연구팀은 2005∼2010년 당뇨병으로 진단받은 40세 이상 76만9554명의 건강보험공단 데이터를 기반으로 공복혈당 변동성 크기에 따라 4개 그룹으로 나눠 치매 발병과의 연관성을 분석했다. 이 결과, 공복혈당 변동성이 가장 큰 그룹은 가장 낮은 그룹보다 치매 발병 위험이 18% 더 높은 것으로 추산됐다. 알츠하이머병과 혈관성 치매를 구분해서 봐도 이런 위험도는 각각 19%, 17%에 달했다.
한편 국립중앙의료원 중앙치매센터에 따르면 우리나라 평균 치매 유병률은 10.4%이며, 65세 이상 노인인구 중 추정 치매 환자는 2022년 기준 93만5여 명으로 나타났다. 2022년 치매로 사망한 사람은 총 1만4136명으로, 1년 전보다 36.6% 늘었다. 치매 사망률은 인구 10만 명당 27.6명으로, 7.4명 증가했다.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관리 비용은 약 2220만원으로 추정된다. 의료비, 약제비 등을 포함한 직접 의료비(53.3%)가 가장 큰 비중을 차지했다. 치매 환자 1인당 연간 진료비는 약 280만원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