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신 전부터 건강관리를 철저히 하면 고령산모도 건강한 출산이 가능하다./사진=클립아트코리아
결혼 연령이 늦어지면서 자연스럽게 만 35세 이상 고령 산모도 증가하고 있다. 국내 고령 산모의 비율은 2010년 17.1%에서 2019년 33.3%로 약 10년 새 두 배가 됐다. 40세 이상 산모도 2009년과 비교했을 때 2배 이상으로 늘었다. 분당차여성병원 산부인과 이지연 교수는 "산과에서는 나이가 만 35세 이상인 경우 임신 합병증이 증가할 수 있는 '고위험 산모'로 분류한다"며 "이 경우 여러 기저질환 가능성이 높고, 특히 당뇨병, 고혈압, 심장병 발생이 증가할 수 있어 임신 전부터 철저히 검사받는 등 주의가 필요하다"고 말했다. 세계보건기구(WHO)도 분만 예정일 기준으로 만 35세 이상을 '고령임신'으로 지칭한다. 고령임신부는 유산이나 조산할 확률이 일반 임신의 2배, 기형아 출산 확률이 9배로 높다. 단, 40대 이상 고령이어도 평소 건강관리를 잘하고, 임신 전과 임신 중 전문의에게 관리받은 여성은 대부분 건강한 아이를 출산한다는 것이 이 교수의 설명이다.
임신 중 모든 여성의 몸은 빠르게 변한다. 하지만 고령 산모는 이런 빠른 변화에 적응하는 능력이 부족할 수 있다. 이지연 교수는 "임신 전 검사를 통해 만성질환을 미리 조절하거나 치료한 후 담당 의료진과 상의해 임신과 출산 시기를 정하는 게 좋다"며 "특히 조산의 원인이 될 수 있는 당뇨병, 고혈압, 자궁질환 등을 확인해야 한다"고 말했다. 더불어 자궁경부암, 유방암, 위암 등의 건강검진을 임신 전에 받고, 평소 규칙적인 운동과 건강한 생활 습관으로 신체나이를 젊게 유지하는 것도 중요하다. 임신 3개월 전부터 엽산도 충분히 섭취해야 한다. 이지연 교수는 "엽산은 태아의 신경관결손증 예방에 효과적이므로 임신 전부터 매일 복용하라"고 말했다. 또한 임신부가 풍진에 걸리면 태아에게 선천기형을 유발할 수 있어 임신 전 풍진 항체 검사를 받아 항체가 없을 경우 예방 접종을 받는다. 단, 접종 후 3개월, 최소 1개월 동안은 피임해야 한다. B형간염 항체 보유 여부, 성병 유무도 확인한다. 임신 전 검사를 못 받았다면 임신 초기부터라도 전문의에게 관리받는다.
임신 중에는 균형 잡힌 영양 섭취가 중요하다. 이지연 교수는 "몸무게가 크게 감소할 정도로 임신부의 영양 상태가 좋지 않거나 음식의 과잉 섭취로 임신 중 몸무게가 너무 많이 증가하면 임신성 고혈압, 당뇨병 등의 위험이 높아질 뿐 아니라 태아가 생후에 비만과 여러 대사성 질환을 겪게 될 가능성이 높다는 연구가 많다"고 말했다. 임신성 고혈압, 당뇨병 예방을 위해 저염분, 저칼로리 식단도 도움이 된다. 단, 태아의 성장 발육에 영향을 미치지 않도록 약 1800kcal 범위 내에서 영양소를 골고루 섭취한다. 임신 기간 내내 적절한 체중관리를 하고 가벼운 운동을 하는 것도 좋다.
고령임신 건강관리 TIP
1. 임신 준비기간 (3개월 전)부터 임신 초기에는 엽산을 꾸준히 먹는다.
2. 풍진 등 예방접종을 한다.
3. 당뇨나 고혈압을 비롯해 유방암, 자궁암, 위암 등의 여부를 확인하는 검진을 한다,
4. 임신 후에는 짠 음식과 과식을 피한다. 고령임신에서는 당뇨와 고혈압의 위험이 높다는 것을 기억하자.
5. 무리한 운동은 피한다. 또한 움직이지 않고 누워만 있는 것도 바람직하지 않다. 하루 30분 정도의 가벼운 산책이나 스트레칭, 간단한 체조 등을 하도록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