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가지 술로 한 번에 6잔까지만
숙취 심해 두통 와도 진통제 금물
보리차·이온음료 숙취 해소 도움
해장은 매운 국물 대신 누룽지로
숙취 심해 두통 와도 진통제 금물
보리차·이온음료 숙취 해소 도움
해장은 매운 국물 대신 누룽지로
폭염 속 건강 음주법
무더위가 계속되고 있다. 이럴 때일수록 시원한 맥주 한 잔이 간절해진다. 덥다고 한두 잔 들이키다 보면 어느새 과음으로 이어지기 쉽다. 여름철엔 술에 대한 갈망이 특히 커진다. 국민건강보험 일산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덕종 교수는 “너무 더워서 술 한잔이 생각나는 것도 있지만 높은 온·습도로 생긴 짜증을 술로 풀려는 사람들의 심리적 욕구도 커지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하지만 여름철 술은 독과도 같다. 체내에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서다. 기온이 높을 땐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진다. 그런데 알코올이 이뇨작용을 일으켜 탈수를 가속화한다. 혈액이 끈끈해져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고, 당 수치도 더 올라갈 수 있다.
열대야로 수면 장애를 겪었던 사람은 더 힘들어진다. 술을 마시면 잠드는 속도는 빨라지지만 잤다 깼다를 반복하면서 피로도는 높아지기 때문이다. 수면의 질이 낮아지면 체력은 약해지고 면역력도 떨어져 각종 질병의 위험도 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잦은 술 자리에 참석해야 한다면, 건강하게 술 마시는 법을 알아보자.
여름 술, 심장질환·탈수 유발
하지만 여름철 술은 독과도 같다. 체내에서 다양한 문제를 일으킬 수 있어서다. 기온이 높을 땐 땀을 많이 흘려 체내 수분이 부족해진다. 그런데 알코올이 이뇨작용을 일으켜 탈수를 가속화한다. 혈액이 끈끈해져 심혈관 질환의 위험이 높아지고, 당 수치도 더 올라갈 수 있다.
열대야로 수면 장애를 겪었던 사람은 더 힘들어진다. 술을 마시면 잠드는 속도는 빨라지지만 잤다 깼다를 반복하면서 피로도는 높아지기 때문이다. 수면의 질이 낮아지면 체력은 약해지고 면역력도 떨어져 각종 질병의 위험도 커진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잦은 술 자리에 참석해야 한다면, 건강하게 술 마시는 법을 알아보자.
여름 술, 심장질환·탈수 유발
술을 마시면 우리 몸 속에선 어떤 일이 일어날까. 입으로 들이킨 알코올은 위·장을 통해 혈액으로 흡수돼 전신으로 퍼진다. 한림대 춘천성심병원 정신건강의학과 이상규 교수는 “술을 마신 뒤 약 2시간 정도면 알코올이 전신으로 퍼지는데 공복 상태일수록 더 빨리 흡수돼 취한다”고 말했다. 술을 섞어 마시면 흡수가 더 빨라진다. 시원한 맥주와 도수 높은 소주가 적절히 섞이면 마시기 좋은 농도가 돼 더 많이 마시게 되기 때문이다. 따라서 과음을 피하려면 한 가지 술을 골라 천천히 마시되 양주 같은 독한 술은 얼음으로 희석해 마시기를 권한다. ‘얼소(얼음소주)’도 바람직하다. 체내 흡수되는 알코올 중 10% 정도는 호흡으로 배출되므로 술 자리에서 대화를 많이 하는 것도 덜 취하는 방법이다.
사람들이 술을 마시는 이유는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혈액을 타고 뇌로 들어간 알코올은 뇌신경을 자극해 도파민 같은 ‘흥분 호르몬’을 생성한다. 이상규 교수는 “식사 후 행복감을 10이라고 한다면 알코올은 100~200 정도에 달할 만큼 보상 효과가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술을 마시기 시작할 때는 무척 즐겁다. 하지만 곧 우리 뇌의 전두엽에서 억제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 소화·흡수 기능을 떨어뜨리고 위장에서 더 이상 술을 받지 못하도록 구토 증상을 일으킨다. 이쯤 되면 ‘그만 마시라’는 신호이니 술잔을 빨리 내려 놓는 게 좋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적정 음주량은 맥주·소주·양주·와인용 잔으로 하루 한두 잔 정도다. 한 번에 6잔을 넘기면 과음, 이런 패턴이 일주일에 2회 이상 반복되면 폭음이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알코올을 완전히 해독하려면 술 한 병에 약 4~15시간이 소요되므로 이후 2~3일은 금주하는 것이 독성 회복에 도움이 된다.
수분, 당분 충분히 섭취
술을 마시고 나면 좋은 기분도 잠깐, 곧 고통스러운 숙취가 시작된다. 알코올은 간에서 물과 탄산가스, 그리고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된다. 맹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는 온몸을 돌아다니며 숙취를 일으키는데, 두통·구토·피로감은 물론 얼굴이 빨개지는 것도 모두 이 물질 때문이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시간이 흐르면서 다시 아세트산으로 변한다. 그제서야 비로소 독성이 사라진다. 이 때 아세트알데히드탈수소효소(ALDH)라는 효소의 도움을 받는데, 체내에 이 효소가 많을수록 숙취를 덜 느낀다. 독성 물질이 빨리 분해돼 없어지는 덕이다. 선천적으로 이 효소가 부족한 사람은 조금만 술을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고 숙취가 심하다. 이렇게 자신의 ‘술 분해 능력’이 부족한 것을 알았다면 무리한 음주는 절대 삼가야 한다.
더운 여름철 술 마신 다음 날 가장 중요한 것은 수분과 당분 섭취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김광준 교수는 “숙취를 빨리 해소하려면 보리차, 이온음료, 과일주스 등을 많이 마시는 게 좋다”며 “탈수 위험이 높은 여름철엔 알코올 분해에 필요한 수분이 더욱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체내 당분이 줄면서 허기를 느끼고 단 것을 찾는 사람도 많다. 김 교수는 “해장용 식사로 염분이 많고 자극적인 매운 라면 대신 누룽지 등을 권한다”며 “무더위로 소화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열량 높은 음식을 먹으면 위장에 부담을 줘 숙취 피로가 오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숙취해소제는 증상 완화에 약간의 도움을 준다. 알코올이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되는 속도를 늦춰 독성 물질이 한꺼번에 생성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숙취로 두통이 심해도 소염진통제는 먹지 않는 게 좋다. 술 때문에 생긴 뇌의 염증 반응을 줄여 두통 해소에는 도움이 되지만, 기능이 떨어져 있는 간·신장에서 약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김 교수는 “아세트알데히드는 하루 정도만 지나면 분해돼 증상과 함께 사라진다”며 “시간이 약이라 생각하고 약물의 도움은 받지 않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술은 저영양, 고열량인 식품이다. 건강한 사람이 일주일에 3~4회씩 기름진 안주와 함께 폭음을 하면 ‘영양 과잉’ 상태가 되기 쉽다. 운동과 식단 조절에 신경 써 비만·당뇨로 발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반대로 오랜 기간 당뇨를 앓았거나 체력이 떨어져 있는 노인이라면 과도한 음주가 영양 부족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럴 땐 평소 질 좋은 단백질과 비타민B1·엽산이 풍부한 돼지고기·검은콩·시금치 등을 충분히 먹기를 권한다.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
사람들이 술을 마시는 이유는 기분이 좋아지기 때문이다. 혈액을 타고 뇌로 들어간 알코올은 뇌신경을 자극해 도파민 같은 ‘흥분 호르몬’을 생성한다. 이상규 교수는 “식사 후 행복감을 10이라고 한다면 알코올은 100~200 정도에 달할 만큼 보상 효과가 큰 편”이라고 설명했다.
그래서 술을 마시기 시작할 때는 무척 즐겁다. 하지만 곧 우리 뇌의 전두엽에서 억제 신호를 보내기 시작한다. 소화·흡수 기능을 떨어뜨리고 위장에서 더 이상 술을 받지 못하도록 구토 증상을 일으킨다. 이쯤 되면 ‘그만 마시라’는 신호이니 술잔을 빨리 내려 놓는 게 좋다.
전문가들이 말하는 적정 음주량은 맥주·소주·양주·와인용 잔으로 하루 한두 잔 정도다. 한 번에 6잔을 넘기면 과음, 이런 패턴이 일주일에 2회 이상 반복되면 폭음이다. 사람마다 다르지만 알코올을 완전히 해독하려면 술 한 병에 약 4~15시간이 소요되므로 이후 2~3일은 금주하는 것이 독성 회복에 도움이 된다.
수분, 당분 충분히 섭취
술을 마시고 나면 좋은 기분도 잠깐, 곧 고통스러운 숙취가 시작된다. 알코올은 간에서 물과 탄산가스, 그리고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된다. 맹독성 물질인 아세트알데히드는 온몸을 돌아다니며 숙취를 일으키는데, 두통·구토·피로감은 물론 얼굴이 빨개지는 것도 모두 이 물질 때문이다.
아세트알데히드는 시간이 흐르면서 다시 아세트산으로 변한다. 그제서야 비로소 독성이 사라진다. 이 때 아세트알데히드탈수소효소(ALDH)라는 효소의 도움을 받는데, 체내에 이 효소가 많을수록 숙취를 덜 느낀다. 독성 물질이 빨리 분해돼 없어지는 덕이다. 선천적으로 이 효소가 부족한 사람은 조금만 술을 마셔도 얼굴이 빨개지고 숙취가 심하다. 이렇게 자신의 ‘술 분해 능력’이 부족한 것을 알았다면 무리한 음주는 절대 삼가야 한다.
더운 여름철 술 마신 다음 날 가장 중요한 것은 수분과 당분 섭취다.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김광준 교수는 “숙취를 빨리 해소하려면 보리차, 이온음료, 과일주스 등을 많이 마시는 게 좋다”며 “탈수 위험이 높은 여름철엔 알코올 분해에 필요한 수분이 더욱 모자라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한편 체내 당분이 줄면서 허기를 느끼고 단 것을 찾는 사람도 많다. 김 교수는 “해장용 식사로 염분이 많고 자극적인 매운 라면 대신 누룽지 등을 권한다”며 “무더위로 소화 기능이 떨어진 상태에서 열량 높은 음식을 먹으면 위장에 부담을 줘 숙취 피로가 오래갈 수 있다”고 말했다. 시중에서 판매하는 숙취해소제는 증상 완화에 약간의 도움을 준다. 알코올이 아세트알데히드로 분해되는 속도를 늦춰 독성 물질이 한꺼번에 생성되는 것을 막아주기 때문이다.
숙취로 두통이 심해도 소염진통제는 먹지 않는 게 좋다. 술 때문에 생긴 뇌의 염증 반응을 줄여 두통 해소에는 도움이 되지만, 기능이 떨어져 있는 간·신장에서 약의 부작용을 일으킬 수 있어서다. 김 교수는 “아세트알데히드는 하루 정도만 지나면 분해돼 증상과 함께 사라진다”며 “시간이 약이라 생각하고 약물의 도움은 받지 않는 게 좋다”고 당부했다.
술은 저영양, 고열량인 식품이다. 건강한 사람이 일주일에 3~4회씩 기름진 안주와 함께 폭음을 하면 ‘영양 과잉’ 상태가 되기 쉽다. 운동과 식단 조절에 신경 써 비만·당뇨로 발전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반대로 오랜 기간 당뇨를 앓았거나 체력이 떨어져 있는 노인이라면 과도한 음주가 영양 부족을 불러올 수 있다. 그럴 땐 평소 질 좋은 단백질과 비타민B1·엽산이 풍부한 돼지고기·검은콩·시금치 등을 충분히 먹기를 권한다.
윤혜연 기자 yoon.hyeyeo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