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공복에 물 한 잔은 보약'이라는 말이 있다. 실제 수년 전부터 '따뜻한 물 요법(Drinking warm water therapy)'이라며, 아침에 일어나서 공복에 따뜻한 물 4잔을 마시는 건강법이 인터넷에서 유행하고 있다. 출처가 불분명하지만 일본의 전통적인 '물 건강법'에서 영향을 받은 것으로 추정된다. 아침에 일어나자마자 4잔의 따뜻한 물을 마시라고 권하는데, 과연 이러한 물 섭취법이 건강에 도움이 될까?
◇아침 걸쭉한 혈액 묽게… 변비 예방도
아침 공복에 물 섭취는 여러 면에서 도움이 된다. 세브란스병원 노년내과 김광준 교수는 "자동차 시동을 켤 때 엔진오일이 더 많이 소모되는 것처럼, 기상 직후 물 섭취는 우리 몸의 윤활유 역할을 한다"고 말했다.
아침 공복 물 섭취는 첫째, 자는 동안 땀·호흡으로 인해 수분이 500㎖~1L 방출되면서 점도가 높아진 혈액을 묽게 만든다. 그래서 아침에 잘 발생하는 심근경색·뇌경색의 위험을 줄인다.
둘째, 노폐물 배출에 좋다. 기상 직후 물 한 잔은 혈액과 림프액의 양을 늘려 몸속 노폐물을 원활히 흘려보낸다.
셋째, 장(腸) 운동을 촉진시켜 배변에 도움이 된다. 한양대병원 소화기내과 이항락 교수는 "아침에 일어나면 장은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다가 무언가를 먹으면 위장이 움직이는 위대장 반사(gastro- colic reflux)가 일어난다"며 "아침 공복에 물 한 잔은 장 운동을 도와 배변을 원활하게 한다"고 말했다.
넷째, 만성 탈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대한통합의학연구회 박석삼 회장(박석삼의원)은 "어르신의 경우 항이뇨호르몬 분비가 저하돼 만성 탈수 상태인 경우가 많다"며 "자는 동안에는 수분 공급이 안 되면서 탈수가 더 심해지는데, 기상 직후 물을 마시면 탈수를 막고 신진대사·혈액 순환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의학에서는 아침 공복 물 섭취를 직접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물의 중요성은 강조하고 있다. '동의보감' 논수품(論水品)에 따르면 '사람에 따라 몸이 살찌거나 마른 것과, 수명의 길고 짧음은 마시는 물에 그 원인이 있다'고 했다. 자생한방병원 이형철 원장(한방내과 전문의)은 "옛사람들은 물이 건강의 근본임을 알고 병이 나면 먼저 정갈한 물을 마셔 몸 안의 찌꺼기를 씻어 내고 그래도 병이 차도가 없을 경우 약을 썼다"고 말했다.
넷째, 만성 탈수 예방에 도움이 된다. 대한통합의학연구회 박석삼 회장(박석삼의원)은 "어르신의 경우 항이뇨호르몬 분비가 저하돼 만성 탈수 상태인 경우가 많다"며 "자는 동안에는 수분 공급이 안 되면서 탈수가 더 심해지는데, 기상 직후 물을 마시면 탈수를 막고 신진대사·혈액 순환을 촉진시킬 수 있다"고 말했다.
한의학에서는 아침 공복 물 섭취를 직접 언급하고 있지는 않지만 물의 중요성은 강조하고 있다. '동의보감' 논수품(論水品)에 따르면 '사람에 따라 몸이 살찌거나 마른 것과, 수명의 길고 짧음은 마시는 물에 그 원인이 있다'고 했다. 자생한방병원 이형철 원장(한방내과 전문의)은 "옛사람들은 물이 건강의 근본임을 알고 병이 나면 먼저 정갈한 물을 마셔 몸 안의 찌꺼기를 씻어 내고 그래도 병이 차도가 없을 경우 약을 썼다"고 말했다.
◇체온 보다 약간 낮은 물이 좋아
물의 온도는 어느 정도가 좋을까? 김광준 교수는 "아침 공복에는 체온보다 약간 낮은 30도 전후의 미지근한 물을 마시는 것이 좋다"며 "찬물을 마시면 자율신경계를 과도하게 자극해 부정맥 등 심장 이상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또한 찬물을 마시면 우리 몸이 정상 체온으로 올리는 데 불필요한 에너지를 쓰게 된다. 이항락 교수는 "특히 고령자나 허약자는 기초 대사량이 떨어져 시원한 물을 마시면 체온이 더 감소하고, 위장 혈류량이 떨어져 소화액 분비 저하 등이 생길 수 있다"고 말했다.
물은 얼마나 마셔야 할까? 따뜻한 물 요법에 따르면 4잔을 마시라고 권한다. 박석삼 회장은 "위장 부피(공복 상태 45~77㏄)가 충분히 늘어나 위장의 자율신경이 자극을 받고 연동 운동이 항진되는 효과를 보기 위해 이 정도를 권장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김광준 교수는 "건강한 사람이라면 아침에 4잔 정도의 물은 큰 부담이 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나 투석을 받는 말기 신부전 환자나 말기 심부전 환자는 체내 수분이 저류하면서 부종·호흡곤란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 당뇨병 환자는 물을 많이 마시면 포만감 때문에 식사량이 줄어 저혈당 등의 위험이 있을 수 있다. 역류성식도염 환자는 위식도 연결부가 자주 열리면서 증상이 악화될 수 있다. 이항락 교수는 "물 마시는 데 법칙이 있는 것은 아니므로 4잔의 많은 물을 고집할 필요는 없다"며 "건강 컨디션을 잘 살펴서 물을 마시면 된다"고 말했다. 물을 너무 많이 마시면 체내 전해질 균형이 깨지며 뇌부종·두통·구역질 등의 저나트륨혈증 증상이 나타날 수 있으므로 잘 살펴야 한다〈표 참조〉.
◇물 마신 후 45분간 식사하지 말아라?
물은 벌컥벌컥 마시기보다는 천천히 마셔야 한다. 김광준 교수는 "고혈압이 있으면서 뇌동맥류나 뇌출혈을 경험한 환자는 물을 빨리 마시면 뇌 혈류량이 갑자기 증가해 뇌혈관이 터지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적어도 5분 이상 시간을 두고 천천히 물을 마셔라"라고 말했다. 따뜻한 물 요법에서는 물을 마시고 45분간 아무것도 먹지 말라고 하는데, 이에 대해 박석삼 회장은 "2014년에 미국에서 나온 한 연구에 따르면 성인 12명에게 240㎖를 한번에 마시게 하고 MRI로 위장과 소장에서 물의 볼륨과 분포를 측정한 결과, 원래 공복 상태로 돌아가는 시간이 45분으로 측정됐다"며 "이 연구를 참고했을 때 45분 동안 식사를 하지말라는 것은 물의 효과를 충분히 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항락 교수는 "건강에 이상이 없다면 아침 공복에 물을 충분히 마시고 45분 정도 뒤에 식사를 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
◇물 마신 후 45분간 식사하지 말아라?
물은 벌컥벌컥 마시기보다는 천천히 마셔야 한다. 김광준 교수는 "고혈압이 있으면서 뇌동맥류나 뇌출혈을 경험한 환자는 물을 빨리 마시면 뇌 혈류량이 갑자기 증가해 뇌혈관이 터지는 등 문제가 생길 수 있다"며 "적어도 5분 이상 시간을 두고 천천히 물을 마셔라"라고 말했다. 따뜻한 물 요법에서는 물을 마시고 45분간 아무것도 먹지 말라고 하는데, 이에 대해 박석삼 회장은 "2014년에 미국에서 나온 한 연구에 따르면 성인 12명에게 240㎖를 한번에 마시게 하고 MRI로 위장과 소장에서 물의 볼륨과 분포를 측정한 결과, 원래 공복 상태로 돌아가는 시간이 45분으로 측정됐다"며 "이 연구를 참고했을 때 45분 동안 식사를 하지말라는 것은 물의 효과를 충분히 보기 위한 것으로 해석된다"고 말했다. 이항락 교수는 "건강에 이상이 없다면 아침 공복에 물을 충분히 마시고 45분 정도 뒤에 식사를 하는 것은 큰 문제가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 이금숙 헬스조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