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병의 근원 ‘과음’…고혈압·당뇨·심혈관질환 발생위험↑
바람직한 음주요령 숙지해 스스로 조절해야
바람직한 음주요령 숙지해 스스로 조절해야
술자리 약속이 차츰 많아질 시기다. 이때 사람들은 간 건강부터 걱정하지만 사실 과음은 간질환 외에도 고혈압, 당뇨병, 심혈관질환을 유발하는 만병의 근원이다.
간은 해독을 위해 흡수된 알코올을 열심히 분해하는데 이때 생성되는 아세트알데히드라는 독성물질이 혈관을 타고 온 몸을 돌아다니면서 몸 곳곳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실제로 다사랑중앙병원에서 지난 7~9월에 입원한 알코올중독환자 737명의 주요 신체질환을 조사했더니 절반 이상(58%)이 고혈압(32%)과 당뇨(26%)를 앓고 있었다.
다사랑중앙병원 내과 전용준 원장은 “술을 마시면 혈관이 확장돼 일시적으로 혈압이 낮아지지만 술이 깨고 나면 혈관수축이 활발해져 오히려 혈압이 상승한다”며 “또 알코올은 인슐린을 생성하는 췌장에도 영향을 미쳐 당뇨를 악화시킬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실제로 질병관리본부의 연구결과에서도 남성이 하루 소주 8~9잔 이상을 섭취했을 때 비음주자에 비해 고혈압 및 당뇨병위험도가 각각 2.2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과음은 체내 중성지방을 쌓이게 해 혈관에 부담을 준다. 혈관에 지방성분이 필요 이상으로 많아지면 혈관벽에 쌓여 죽처럼 끈적해지는데(이상지질혈증) 심해지면 혈관이 막히고 딱딱하게 굳는 동맥경화로 발전한다. 결국 심장과 뇌에 산소와 영양분이 제대로 전달되지 못하면서 심뇌혈관질환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게다가 고혈압과 당뇨병은 심뇌혈관질환의 강력한 위험인자로 해당 질환이 있다면 과음은 더더욱 피해야한다.
술자리가 차츰 많아질 시기다. 참석이 불가피하다면 바람직한 음주요령을 숙지해 스스로 조절해야한다.
■바람직한 음주요령 A to Z
음주로 인한 여러 가지 질환을 피하려면 금주하는 것이 가장 좋지만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불가피한 경우가 많다. 술을 소화하는 능력도 사람마다 달라 바람직한 음주요령을 숙지해 스스로 조절하는 것이 최선이다.
그렇다면 적정음주량은 어느 정도일까. 대한간학회에 따르면 간경변증이 발생하는 최소 알코올양은 남성의 경우 하루 20~40g 이상, 여성은 10~20g 이상이다(소주 1잔·맥주 1잔=알코올 10g). 대부분의 연구에서도 하루 40~80g의 알코올을 섭취하면 간 손상위험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과음 못지않게 빨리 마시는 것도 위험하다. 매일 술을 마시거나 단시간에 다량 음주(폭음)하면 간질환의 발생위험이 더욱 높아진다. 남성은 2시간 안에 5잔 이상, 여성은 4잔 이상 음주했다면 폭음에 해당한다. 특히 여성은 폭음하면 더 위험하다. 남성에 비해 알코올분해효소가 적어 음주량이 같아도 더 심하게 간이 손상되기 때문이다.
여러 종류의 술을 섞어 마시는 폭탄주는 알코올을 빠르게 흡수시켜 피하고 적당량의 안주와 함께 마시는 것이 좋다. 안주로는 술을 더 많이 마시게 만드는 기름지고 짠 음식 대신 치즈, 두부 등 단백질이 풍부한 음식을 선택할 것. 이 음식들은 간세포 재생력을 높이고 알코올 분해효소를 활성화하는 데 도움이 된다.
음주 시 물을 많이 마시는 것도 잊지 말자. 포만감이 들어 술을 적게 마시게 되고 알코올농도를 희석시켜 위에 부담도 덜 하다. 또 탈수를 예방하고 술냄새를 없애는 데도 효과적이다.
헬스경향 장인선 기자 insun@k-health.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