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꼬마 뇌졸중‘ 알면 중풍 막을 수 있어
날씨가 추워지면서...-'꼬마 뇌졸중‘ 알면 중풍 막을 수 있어
[한수진의 SBS 전망대] 2015.10.30
* 대담 : 홍혜걸 의학박사
사회자 : 한수진
▷ 한수진:
매주 금요일 만나는 홍혜걸의 메디컬 이슈입니다. 그제 10월 28일이 세계 뇌졸중의 날이었습니다.
뇌졸중은 암에 이어서 우리나라 국민들의 사망 원인 2위를 차지할 정도로 악명이 높은데요.
날씨가 쌀쌀해지면서 뇌졸중이 더욱 더 걱정되는 계절이 됐죠.
그래서 오늘은 자세히 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홍혜걸 박사님?
▶ 홍혜걸 :
안녕하세요.
▷ 한수진:
추운 날씨 되면 뇌졸중 걱정된다는 분들 많은데요. 왜 그런가요?
▶ 홍혜걸 :
왜 그러나 하면 날씨가 추워지면 몸의 체열을 바깥으로 빼앗기지 않으려고
우리 인체가 반사적으로 혈관을 오므립니다. 수축을 시키는 거예요.
그래야만 혈액이 피부 쪽으로 나가서 열을 뺏기지 않으니까요.
혈관이 수축이 되면 당연히 혈압이 올라가게 되고요.
안 그래도 나이가 들면 혈관이 동맥경화로 푸석푸석해져있기 때문에 혈압이 올라가고 갑자기 말이죠.
그러면 잘 터지고 잘 막히고 그게 바로 뇌졸중입니다.
▷ 한수진:
그렇군요. 혈관이 수축되는 거예요.
그런데 뇌졸중이라고 하면 우리가 흔히 중풍으로 알고 있는 그 병이 맞는 거죠.
▶ 홍혜걸 :
맞습니다. 한방에서는 중풍(中風)이라고 표현하고요.
서양 의학에서는 뇌졸중(腦卒中) 이렇게 표기하지만, 이것은 같은 병입니다.
▷ 한수진:
그런데 왜 생기는 건가요?
▶ 홍혜걸 :
이게 말 그대로 어떤 이유든지 간에 머릿속에 말씀드린 혈관이 두 가지 에피소드 입니다.
하나는 터지는 거고, 하나는 막히는 거거든요.
그래서 터지는 걸 우리가 뇌출혈이라고 말하고요. 막히는 건 뇌경색이라고 표현합니다.
그래서 뇌출혈 뇌경색을 합쳐서 뇌졸중이라고 하고
원인은 여러 가지 고혈압을 비롯해서 여러 가지가 있습니다만,
딱 한 가지 혈관이 터지거나 막히는 이게 뇌졸중의 원인이다 이렇게 말할 수 있겠네요.
▷ 한수진:
뇌졸중 생기면 어떤 증상이 나타나게 될까요?
▶ 홍혜걸 :
인체를 세로로 절반으로 쪼개서 좌우로 말이죠.
특이하게도 이 증세가 오른쪽과 왼쪽 어느 한쪽으로 나타나면
이건 강력하게 뇌졸중을 의심해야 합니다.
그래서 오른쪽이든 왼쪽이든 팔, 다리, 몸통 어디든 말이죠.
피부에 감각이 이상하다 말이죠. 아니면 마비가 된다. 이러면 그때는 뇌졸중 의심해봐야 하고요.
때로는 이제 갑자기 어지럽거나 눈앞이 깜깜해지거나 이런 경우도 나타날 수 있습니다.
그러나 가장 흔한 건 좌우 대칭 한쪽으로만 증세가 나타난다.
그러면 그때는 빨리 병원을 찾아야겠습니다.
▷ 한수진:
뇌졸중을 일으키는 위험 요인 뭘 꼽을 수 있을까요?
▶ 홍혜걸 :
제일 강력한 게 고혈압입니다.
혈압을 의사들이 계속 강조하는 이유가 다른 어떤 이유보다도 혈압이 높은 분들에게
중풍이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그래요. 혈압이 올라가면 혈관이 잘 터지는 건 이해가 쉽고요.
잘 막히기도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어요.
왜냐하면 우리 몸의 피라는 게 우리 혈관을 지나갈 때 마치 파도가 방파제를 때리듯이 그렇게 지나갑니다.
그러니까 철썩 철썩 이렇게 지나가거든요.
많은 분들이 피는 우리 동맥 내부를 꽉 채워서 시냇물처럼 연속적으로 졸졸졸졸 흐른다고 알고 계시는데
불연속적으로 흘러요. 심장이 한 번 박동 칠 때마다 한 뭉텅이의 혈액이 우리 동맥 내부를 때리면서
지나가는 거죠. 혈압이 높을수록 세게 때리니까 말이죠.
몇 십 년 동안 혈관 내벽을 치면서 지나가잖아요. 혈관 안에 상처가 많이 생기고 염증이 생기고
거기 혈전이라고 하는 혈관 부스러기가 뚝뚝 떨어지고요.
그래서 아이러니컬하게도 혈압이 올라가면 피가 잘 돌 것 같지만 실제로는 오히려 피떡. 그러니까 혈전이
잘 형성되고 이것 때문에 잘 막히기도 합니다.
그래서 혈압이 가장 중요한 뇌졸중의 위험 요인이고 혈압을 꼭 낮춰야 합니다, 라는 말씀 드립니다.
▷ 한수진:
그런데 혈관이 보이는 게 아니니까 말이죠. 그래서 지금 침묵의 살인자, 라는 이야기도 나오는 것 같은데
▶ 홍혜걸 :
이게 중풍이라는 병은요, 제가 의학 기자 20년 넘게 합니다만 가장 무서운 병이라고 저는 생각을 해요.
중풍이라는 건 예고 없이 화장실에서 주무시다가 사우나 하다가 쓰러지시고, 유언 하나 못 남기잖아요.
그리고 결과가 팔 다리도 못 움직이고 대소변도 못 가리고 그런데 의식은 있단 말이에요.
그런 상태로 몇 년 계속 누워 있으니까 정말 끔찍한 병이다, 라는 말씀 드리고 싶어요.
▷ 한수진:
뇌졸중 골든타임이 중요한 거죠?
▶ 홍혜걸 :
네. 잘 아시겠습니다만 혈관이 막히는 경우 말이죠. 이걸 녹여줄 수 있는 혈전 용액 치료 약물이 있습니다,
이미. 문제는 이제 말씀하신 골든타임이 있어요. 제가 보기에 두 시간 이내에 가는 게 좋아요.
그래서 중풍 발작이나 증상이 나타나면 절대로 시간을 끌면 안 되고요.
왜냐하면 이게 빨리 치료할 수록 잘 녹는단 말이에요.
늦어도 두 시간 이내에는 신경과가 있는 큰 병원에 일부에서 다 알고 있습니다.
어느 병원에서 이런 혈전 용액 치료를 하는지요.
예를 들면 민간요법들을 많이 하시잖아요. 뭘 먹이기도 하고 손가락을 따기도 하고...
그런데 그거 근거가 있고 없는 건 나중 문제고 소중한 시간을 낭비하는 거니까
지체하지 마시고 무조건 병원으로 빨리 옮기세요, 라는 말씀 드리고 싶네요.
▷ 한수진:
골든타임을 놓치게 되면 증상이 아주 심해지는 거죠?
▶ 홍혜걸 :
그렇습니다. 잘 안 녹는 거예요. 효과가 없단 얘기죠.
▷ 한수진:
혹시 치료나 응급치료 같은 건 어떻게 될까요?
▶ 홍혜걸:
응급조치는 아까도 말씀드렸지만 아무 것도 안 하는 게 응급조치인 것 같아요.
뭘 하려는 게 더 악화시키고요. 무조건 아까 말씀드린 대로
좌우 어느 한쪽으로 몸에 이상 신호가 나타나면 이런 경우 있어요. ‘꼬마 뇌졸중’이라고 말이죠.
아주 작은 혈전이 일시적으로 막았다가 풀리는 뇌졸중의 전초 증세인데요.
예를 들면
자동차에 평소대로 탔는데 시동을 걸려고 키를 꽂아야 하는데
오늘따라 이상하게 잘 못 꽂고 헤매는 경우가 있어요.
아니면 거울 앞에서 넥타이를 매는데 평소대로 손이 안 돌아가고 막 헤매는 거예요.
아니면 뭔가 단어가 머릿속에 떠올라서 뭘 말을 하려고 하는데 혀가 잘 안 돌아가고 말이죠.
이게 한 수십 초, 또는 2,3분 지속되다 좋아지면 많은 분들이
대게 요즘 컨디션이 나쁜가 보다, 몸이 허해졌다, 이렇게 생각하는데 그게 아니라
십중팔구 중풍일 가능성이 높아요.
이런 경우 내버려두면 현전들이 큰 혈관을 진짜로 막게 되니까,
우리는 이걸 일과성 뇌허혈증이라고 표현하는데요.
이런 증세가 나타나면 그때는 지체 없이 빨리 가까운 병원에 신경과가 뇌졸중을 다루는
전문 과목입니다. 신경과 의사를 만나시면 될 것 같습니다.
▷ 한수진:
날씨가 추워지니까 요즘에 산책 나가시는 것도 조심하셔야겠어요. 어르신들은요?
▶ 홍혜걸:
그렇습니다. 새벽에 갑자기 차가운 바람을 맞는 게 아주 안 좋고요.
왜냐하면 아침에 일어날 때 잘 때 혈압이 하루 중 가장 낮은 상태로 있다가
눈을 딱 뜨면 교감 신경이 향상되면서 혈압이 확 올라가거든요.
안 그래도 혈압이 올라가는데 추운 날씨에 운동한다고 갑자기 나가면 더 위험할 수 있어요.
옛날에는 우리 어르신들 화장실들이 바깥에 있었잖아요, 야외 마당에.
마당에 추운 겨울에 나가서 용변 보다가 고압이 올라가고 날은 춥고 그러면서 쓰러지는 거예요.
그래서 추운 날씨에 운동 안 되고요..
또 하나 제가 말씀드릴 게 운동 좋아한다고 해서 사우나로 땀을 너무 많이 흘리고 운동하는 분들이요.
그러면 피가 끈적끈적 거리거든요. 탈수가 물이 다 빠져 나가니까요, 땀으로요.
그런 경우도 뇌혈관을 막아서 중풍 일으킬 수 있으니까 지나친 사우나로 땀 빼고 운동하는 것도
굉장히 안 좋습니다.
▷ 한수진:
말씀 잘 들었습니다.
▶ 홍혜걸 :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