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신분열증이 바로 주화입마이다.
* 정신분열증
정신분열병은 이름이 가장 널리 알려진 정신병이다. 모든 정신병을 다 정신분열병으로 알고 있는 사람도 있지만 여러 종류의 정신병 중 하나일 뿐이다.
정신분열병은 사고와 지각과 감정과 행동, 의지 ,사회생활 등 광범위한 정신기능에 변화를 초래하는 병이다.
아직 모든 것을 다 밝혀낸 것은 아니지만 이 병이 뇌의 기능질환이라는 데에는 학자들의 의견이 일치하고 있다.
(* 내단수련시 나타날 수 있는 주화입마-走火入魔 를 말합니다.... 내단수련 부작용으로 나타나는 증상들이 모두 같습니다.....)
정신분열병은 다 같은 증세가 나타나는 것이 아니고, 여러 가지 형태가 있다. 뇌기능상태에 따라서 외부표현의 강 . 약이 달라질 뿐이다. 환자 중에는 길거리에서 허공에 삿대질하며 소리지르는 사람도 있고 주위사람은 상관없이 자신의 말만 주절주절하거나, 하루종일 조용히 앉아서 먼 산만 바라보고 있는 사람도 있다.
겉보기에는 멀쩡하게 사회생활을 잘 하고 있는 사람도 있다. 병이 났다가도 금방 낫는 경우도 있고 치료하면 낫기는 하지만 곧 재발하는 경우도 있고 영 낫지 않는 경우도 있다.
증상도 다양하고 병의 경과나 치료에 대한 반응이 여러 가지고 예후도 다 다르다. 다만 치료하지 않으면 서서히 인격이 황폐하게 되어 가는 점은 공통적이다.
다음의 예를 살펴보자.
<상담 질문>
언니 때문에 걱정입니다. 대학을 졸업하고 집에 있는데 돌아가신 아버지하고 대화한다면서 혼자 큰소리로 말합니다. 아버지가 시켰다고 친척집에 전화를 걸어 엉뚱한 말을 해서 가족들을 곤란하게 만들기도 합니다.
친척들이 아버지를 위해서 굿을 해야 한다고 해서 두 번이나 했어도 소용없습니다. 이야기를 해보면 틀린 말도 하지 않고 기억력도 비상해서 다른 사람들은 다 잊어버린 것들도 자세히 기억하고 정신이 없는 것도 아닌데 왜 그러는지 알 수 없습니다. 언니가 정말 아버지 때문일까요? 이런 병도 있나요?
<상담 답변>
언니에게 환청이 있는 것으로 생각됩니다. 환청이란 실제로 나지 않은 소리를 듣는 현상으로 본인은 환청의 내용을 꼭 믿고 복종하면서 초월적, 초능력적 현상이라고 주장하는 예가 많지만 실제로는 병의 증상일 뿐입니다. 환청이 일어나는 병은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지금의 경우 가장 가능성이 많은 병은 정신분열병입니다. 이 병에 대해서는 혼자 웃고 소리지르며 거리를 배회하거나 언제 무슨 일을 저지를지 모르는 위험한 병으로 무섭게만 생각하는 사람들이 많습니다. 그래서 가까운 사람들에게 정신병의 증상이 생겨도 정신병이라고는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그러나 이렇게 심한 경우는 극소수이고 대부분은 사고와 감정에 부분적인 장애를 일으키게 되고 처음부터 그의 정신세계가 총체적으로 파괴되지는 않습니다. 기억력이나 지능은 상당히 오랫동안 그대로 보존됩니다. 정신분열병은 백 명에 한 명은 일생에 한 번 앓을 가능성이 있는 흔한 병입니다. 뿐만 아니라 치료도 상당히 성공적이어서 대다수의 환자들이 정상적인 생활로 돌아가게 됩니다. 조기에 발견해서 치료할 때 더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은 물론입니다. 다만 치료는 장기간이 소요되는 경우가 많고 증상이 없어진 다음에도 유지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많아서 의사의 지시에 따라 계속적으로 치료를 받아야 합니다. 환자 자신은 병이 없다고 우기고 치료를 거절하거나 치료 도중에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는 예가 많지만 어떻게든지 설득해서 꾸준히 치료를 받도록 해야 합니다. 정신분열병은 치료하지 않고 계속 악화되면 끝내는 사회생활이 불가능해집니다. .....
정신분열병은 뇌 기능장애에 따라서 광범위한 정신기능에 영향을 미치므로 다양한 증상을 나타낸다. 대표적인 증상은 다음과 같다.
망상
'감시당하고 있다',
'날 해치려고 한다',
'TV(Radio)에서 내 이야기를 한다'
'밥에 독을 넣었다' 등등
엉뚱한 생각을 해내어서는 그것을 굳게 믿고 논리적으로 설득해도 통하지 않는다. 시간이 갈수록 망상은 정교해져서 언뜻 들으면 옳은 말처럼 들릴 때도 있다. 망상뿐만 아니라 생각이 논리적으로 진행되지도 않고 추상적인 사고를 하는 데에 어려움이 많이 생긴다. 앞뒤가 안맞고 주제와 상관없는 말이 많이 끼고 신조어를 만들기도 한다.
환각 - 환청/ 환시
아무런 자극이 없는 상황에서 감각을 느끼게 되는 것이 환각이다. 정신분열병에서는 환청이 가장 많고 , 환시도 나타난다. 특히 자기를 비난하거나, 누군가가 자신을 조정하거나 명령하는 목소리를 듣는 일이 많다. 그래서 신의 계시가 들린다거나, 그것이 진실이라고 믿게되고 자신이 선택받은 사람이라고 생각하여 혹세무민하는 경우가 생긴다. 허공에 삿대질하며 싸우는 것 같은 행동이 모두다 환청 때문이다. 만약 환청이 시키는 대로 행동을 하게 되면 엉뚱한 일을 하게 될 뿐더러 자기에게나 남에게나 폭력을 휘두를 수도 있는 참으로 위태로운 상황이 된다. 현실세계에서는 볼수 없는 이상야릇한 것들을 보기도한다. 꿈이 아닌데도, 현실과 가상의 세계를 구별하지 못하고 영생이나 구원의 세상을 본 것처럼 행동하고 따르게 된다. 망상이 나타나다. 이러한 것들도 뇌기능장애에 경중에 따라서 나타나는 것이다. 모두가 호르몬과 신경전달물질의 생성불능과 부족, 편중, 극심한 불균형에서 오는 것이다.
감정 비정상
다른 정신질환과 마찬가지로 불안 초조 등이 흔히 나타난다. 초기에는 우울증도 보인다. 정신분열병에 특징적인 변화로는 감정을 잘 느끼지 못하는 증상이 있다. 기쁘거나 슬프거나 느낌이 적어지고 표정도 없다. 나중에는 무감동이라고 부르는 아무 감정도 느끼지 못하는 상태까지 된다. 또 울어야 할 곳에서 웃거나 웃어야 할 곳에서 우는 부적합한 감정표현도 나타난다. 결과적으로 섬짓하고 기괴한 인상을 준다.
고립
사람을 피하고 자기 방안에만 들어앉아서 나오려 하지 않는 증상도 있다. 피해망상이 심할 때, 병이 나기 전부터 심하게 내성적인 성격일 때 잘 나타난다.
의욕상실
아무 욕심도 없고 아무 일도 하지 않으려는 증상도 있다. 심지어는 세수도 안한다. 게으름과 구별이 안되어 꾸짖는 가족도 많지만 병의 증상이므로 꾸짖는 것으로 해결이 안 된다. 만성화될수록 더 심해져서 나중에는 하루종일 먼 산만 바라보고 앉아있게 된다.
행동
다른 사람에게 조정 당하고 있는 것처럼 신체가 마음대로 움직여지지 않는 현상을 경험하는 환자들이 많다. 아무 이유 없이 흥분하는 경우도 있고 혼수 상태로까지 발전하는 수도 있다. 또는 몇 시간씩 마네킹처럼 꼼짝도 하지 않고 가만히 같은 자세를 유지하는 증상이 있을 수도 있다.
의식, 기억
급성기나 흥분상태에서는 의식의 변화가 의심되는 경우도 있으나 실제로는 의식은 정상적으로 유지된다. 기억력은 부분적인 장애를 보이는 경우도 있지만 일반적으로 영향이 없다.
퇴행
병이 장기간 진행되면서 다소간의 기능 상실이 나타난다. 전에 할 수 있던 일을 할 수 없게 되고 어린 아이 같이 유치한 행동을 하게 된다.
병식(- 자신이 병이 있다는 것을 아는 것-)의 결여
자기의 증상들이 병인 줄 모르고 사실이라고 생각한다. 이것이 치료거부의 직접적인 원인이다. 정신분열병은 인간 정신의 전 영역에 걸쳐 장애를 일으키며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므로 치료 역시 어느 한 가지만으로는 불충분하고 개인의 고유한 특성에 따라 적절한 치료가 이루어져야 한다.
현재까지 가장 강력한 효과를 내고 있는 것은 약물요법이다.
정신분열병에 처방하는 약물들은 몇 가지 종류가 있고 뇌의 신경세포들 간의 연락에 관계되는 물질 즉 신경전달물질과 관련되어 효과를 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약물이 치료에 도입된 이래 치료성적이 극적으로 상승하였다. 새롭고 더 발전된 약물이 속속 개발되고 있어 앞으로는 더 높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약물요법은 병의 증상과 경과에 따라 적절한 약물을 선택하고 용량을 조절해야 한다. 항상 같은 약, 같은 양을 쓰는 것이 아니므로 약을 한꺼번에 많이 타다 놓고 오랫동안 병원에 가지 않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 급성기에는 물론이고 만성기에도 자주 병원에 가는 것이 좋다. 현재 정신분열병의 치료에 가장 중요한 것은 약물요법이라고 해서 약만 먹으면 다 된다고 생각해서는 안 된다.
약물요법과 함께 적절한 심리사회적 치료가 필요하다.
아직 약물로 정신분열병에서 나타나는 모든 장애를 다 해소하지는 못하고 있고 이 병에 심리사회적 원인이 크게 작용하기 때문이다. 적절한 심리 사회적 치료가 회복을 앞당기고 재발을 막는다는 것은 통계적으로도 증명되어 있다.
심리사회적 치료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정신요법이다.
의사와의 치료적 대화는 환자의 마음을 안정시키는데 약 못지 않게 효과적이며 비현실적 사고를 줄이고 현실과의 통로가 될 수 있다. 정기적으로 정신요법을 받는 것이 치료에 필수적이다.
다음으로는 사회기술훈련을 들 수 있다.
사회생활의 기술을 체계적이고 조직적으로 가르치는 것이다. 대인관계의 기술을 향상시키기 위하여 대화하기, 친구 만들기, 직업 구하기, 문제 해결하기 등을 배우고 약물 관리, 증상관리, 금전관리 및 여가 활용 훈련 등등 사회생활에서 일어날 수 있는 광범위한 영역에서의 기능을 개선하려는 목적으로 하는 치료방법이다. 이것은 병이 만성화되어 상당한 기능의 소실이 일어났을 때 더욱 필요해진다.
직업재활도 중요하다.
정신분열병은 상당한 기능의 상실을 가져올 가능성이 있으므로 이런 경우에는 적당한 직업을 가지고 그것을 유지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것이 필요하다. 이외에 여러 가지 활동이 모두 치료방법으로 이용되고 있다. 활동을 하는 것이 환자의 증상을 감소시킨다는 점에서 미술요법, 운동요법, 레크리에이션, 음악요법 등등 활동이 치료에 이용되고 있다. 한가지 명심할 것은 이것만으로는 치료가 안되고 보조적인 치료방법으로 쓰인다는 것이다.
정신분열병 환자나 보호자들이 가장 많이 하는 질문이 '나을 수 있을까요?' 이다. 이 병은 낫지 않는다는 생각을 많이 하고 있기 때문이다. 정신분열병은 낫는가? 최근의 조사에 의하면, 정신분열병 환자의 30%는 잘 회복되었고 50%는 부분적으로 회복되었으며 나머지 20%는 만성적으로 정신병적 증상을 가지고 있었다고 한다.
정신분열병은 한번 앓고 곧 회복되는 것으로 끝날 수도 있고, 병이 난 뒤로 한번도 회복되지 않고 그대로 심각한 기능상실로 이어질 수도 있다. 그러나 많은 환자들이 나았다 재발했다 하는 과정을 반복하면서 점점 기능을 상실해간다. 정신분열병도 다른 병과 마찬가지로 완치되었다고 할 수 있는 경우도 있고 불치의 경우도 있으나 대부분은 장기간 계속해서 관리해야 하는 병으로 생각하는 것이 좋다. 잘 관리되는 경우에는 비교적 좋은 치료결과를 얻을 수 있다.
* 정신신경병 에는 어떤 것들이 있는가?
"건강하다"는 것이 과연 어떤 것을 말하는가?
단순히 아픈 데가 없으면 또는 병만 없으면 "건강하다"고 할 수도 있고, 더 나아가서는 정신적으로, 혹은 사회적으로도 원활하게 활동할 수 있어야 건강하다고 할 수도 있다. 정신적인 측면에서도 "건강하다"는 것은 정신적인 병이 없어야 하는 것은 물론이다. 이것은 흔히 말하는 <정신병>만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정신병뿐만 아니라 <노이로제, "신경성">이라고 부르는 심인성 신체질환, 술이나 약물중독, 정신증상을 일으키는 뇌 신경계의 질환, 그리고 스트레스에서 오는 여러 가지 증상 등등 "병"이 없어야 정신적으로 건강하다고 할 수 있다.
그러나 "병이 없다"는 것만으로는 "건강하다"고 하기에 부족하다. 정신적으로 건강한 사람이라면 현실에 적절하게 대처해서 적응할 능력이 갖추어져 있어야 한다. 삶은 자기가 살아가는 환경에 적응하거나 환경을 조절하고 대처하는 행위의 연속이다. 이것은 이 사회에서 생존하는데 꼭 필요한 능력이다. 일할 수 있는 능력 역시 정신건강에서 빼놓을 수 없는 부분이다. 사람은 누구나 일하며 산다. 사람마다 능력의 차이는 있지만 의미 있는 일을 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이외에 사랑할 수 있는 능력, 즐겁게 놀 수 있는 능력 역시 정신건강을 말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요소이다.
신경정신과라면 <정신병>부터 떠올리는 사람들이 아직도 적지 않게 있지만 그 외에도 신경정신과 의사의 진찰이 필요한 경우는 상상외로 많다. 누구나 신경정신과에서 치료하는 것으로 알고 있는 병 가운데 <노이로제>가 있다.
노이로제는 정신병과는 다른 종류의 병이고 , 정신병과 혼동하거나 누구나 조금씩 가지고 있는 것으로 무시하는 것은 잘못된 생각이다.
<성격 장애>라고 해서 성격에 문제가 있는 사람들도 신경정신과의 치료 대상이다.
성격장애도 몹시 수줍음을 타는 성격이 있는가 하면, 의심이 많은 성격이나 충동적인 성격, 비행을 잘 저지르는 성격 등 여러 가지가 있다. 이런 사람들을 성격이 좀 유별나다면서 방치하거나 의지를 가지고 스스로 고쳐야 된다고 생각하는 것은 지나치게 안이한 태도이다. 스스로 의지를 가지고 해결할 수 있는 일이라면 진찰을 받아도 병적이라고 진단을 받지는 않는다.
<신경성>이라고 부르는 <심인성 신체질환> 역시 신경정신과의 치료 대상이다.
증상이 주로 신체적인 것으로 나타나므로 내과 치료를 고집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 역시 신경정신과의 치료가 훨씬 더 효과적이다. 때로는 해당 과와 공동 치료해야 할 때도 있다. 뇌에 이상이 생겨 정신증상이 일어나는 경우-흔히 <기질성 정신질환>이라고 부른다-에도 신경정신과의 치료가 필요하다. 예를 들면 간질, 치매 같은 경우가 이런 범주에 속한다. 알코올중독이나 마약, 약물중독의 경우에도 신경정신과에서 치료한다.
<스트레스>를 받았을 때에도 신경정신과에서 치료한다. 살면서 스트레스를 안 받는 사람이 어디 있느냐? 하고 방치하면 더 큰 병으로 진행되는 경우가 많다. 불안, 우울, 기능저하 등 심리적인 증상을 무시해서는 안된다. 사고나 천재지변 등등 크게 놀라거나 마음에 상처를 받았을 때에도 신경정신과의 진료를 받아야 한다.
그리고,<수면 장애>나 <도벽, 지능부족 >등도 진료 대상이고, < 가정불화 같은 가족의 문제>도 진료 대상이 된다.
다시 말하면 어떤 원인에서 생겼던지 마음이 불편해지거나 신경성으로 신체 증상이 생기면 신경정신과의 진료 대상이 된다. 내과에 감기 배탈 환자가 대부분이고 큰 병으로 치료받는 환자는 적듯이 신경정신과에도 정신병 환자는 얼마 되지 않는다. 몸이 아프고 열이 날 때와 같이 생각하고 치료받는 것이 좋다.
* 우울증
우울증은 단순히 침체된 기분을 가리키는 것이 아니다. 일상생활에서 겪는 여러 가지 일로 울적한 기분이 잠시 스쳐갈 때 "우울하다"고 표현하더라도 이것은 우울증이라는 병은 아니다. 의학적으로 우울증은 정서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사고(생각)와 행동 그리고 생리적인 변화까지 불러오는 병을 말한다.
우울증의 증상은 우울하거나 공허한 기분, 슬픔, 불안, 무엇을 크게 잘못한 것 같은 죄책감, 절망, 죽음에 대한 생각, 부정적이거나 염세적인 생각, 자기가 못난 사람이라는 자기를 비하하는 생각, 무력감, 피로, 짜증, 기억력과 집중력의 저하, 생각이나 반응이 느려지는 정신운동 속도의 지연, 불면증, 식욕의 변화, 소화불량 등 다양한 형태로 나타난다. 이 증상들이 모두 다 나타나는 것은 아니고 그 중 일부만 나타나는 것이 보통이다.
우울증에 걸렸을 때 본인이나 주위에서나 병이 났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고 운동, 취미 생활 등으로 이겨보려 하는 경우도 있다. 특히 증상이 그리 심하지 않을 때는 주위 사람들이 무슨 이유로 그러는지 이해할 수 없다는 태도와 나으려는 의지가 없어서 노력하지 않는다는 비난을 하는 경우도 있다. 그러나 어떠한 노력도 다소의 도움은 되더라도 증상을 근본적으로 변화시키지는 못할 경우가 많다. 우울증은 병이기 때문에 치료 이외의 방법은 없다. 의지로 될 일이 아니다. 기운이 없으니 보약을 권하는 사람들도 있지만 이것은 근본적인 치료법은 아니다. 우울증에는 우울증 약을 먹어야 낫는다. 우울증에도 여러 가지 종류가 있고 종류마다 또 정도에 따라 병의 경과도 다르고 치료법도 다르다. 누가 우울하다고 하면 수많은 처방이 나온다. "신경 쓰지 말고 다 잊어버려라", "취미를 가져봐라", "운동을 해라", "여행이라도 가보면 어떠냐", "종교를 가져라", "기도원에 들어가라" 등등 만나는 사람마다 한가지씩은 좋은 방법을 가르쳐주려고 한다. 문제가 일시적인 우울한 기분이라면 대부분은 좋은 충고가 될 수 있을 것이다.
그런데 병적인 우울증에서는 이런 방법들이 얼마나 효과가 있을지는 알 수 없다. 그 중 몇 가지 방법은 약간의 효과를 기대해 볼 수도 있겠지만 의학적 견지에서 보면 효과가 있다 하더라도 대부분의 우울증에는 일시적 효과일 뿐이어서 주된 치료법으로 선택하기에는 비현실적이다. 예를 들어 여행하면 증상이 줄어든다고 해서 끊임없이 여행만 다니고 있을 수는 없지 않은가? 이런 방법들은 대부분이 보조적으로 이용될 수 있는 방법들일 뿐이다.
우울증은 종류도 다양하고 발생원인도 여러 가지이어서 극복하는 방법도 종류와 원인에 따라 달라져야 한다. 약물요법, 정신요법, 행동요법 등 여러 가지 치료방법을 단독으로, 또는 병행해서 치료하는 것만이 근본적인 치료방법이다.
우울증은 스스로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하는 사람들도 있다. 병원에서 치료하는 것을 부끄럽게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우울증이 무엇인지 모르는 사람들이나 가질 수 있는 것이다. 혼자 알아서 해결할 수 있는 일을 병이라고 진단할 의사는 없다. 우울증 환자를 가까이서 겪어보면 우울증과 우울한 기분이 결코 같은 말이 아니라는 것을 알 것이다. 우울한 기분에는 기분전환이 필요하고 우울증에는 치료가 필요하다. 고의는 아니더라도 결과적으로 환자에게 피해가 될 말은 안 하는 것이 진정으로 돕는 것이다.
가족이나 친구 중에 우울증 환자가 있다면 누구나 한마디라도 도움이 되는 말을 해주려고 할 것이다. 그러나 잘못하면 도움은 커녕 해를 끼칠 수도 있다. 어떻게 하는 것이 가장 좋은 길일까?
첫째, 바른 치료를 받을 수 있게 해주는 일이다.
우울증을 정확하게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방법을 강구해야 한다. 스스로 병원에 가지 않는다면 가도록 권하고 필요하면 같이 가는 것이 좋다. 적절한 치료를 받음으로써 대부분의 우울증이 낫는다는 점을 명심하고 약을 잘 먹는다던가 정해진 시간에 병원에 갈 수 있도록 돕고 치료에 잘 협조하도록 충고한다. 환자에 관한 정보를 의사에게 제공하는 것도 때로는 필요하다. 특히 자살에 관한 언급이 있으면 반드시 의사에게 알려야 한다.
둘째, 우울증 환자는 의사의 치료뿐만 아니라 가족의 이해도 필요하다.
환자는 증상 때문에 여러 가지 면에서 평상시와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다. 이런 것들을 이해하고 참아주어야 한다. 또 우울증은 대체로 긴 병이라는 점을 이해해야 한다. 빨리 낫지 않는다고 조급해 하지 말고 꾸준히 치료해서 병을 이겨낼 수 있도록 격려해주는 것도 필요하다.
셋째, 환자를 존중해주어야 한다.
이것은 환자의 요구를 모두 다 들어주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대화에 참여시키고 그의 의견을 경청하는 것이 좋다. 환자에 대한 배려도 필요하다. 무리한 요구를 하거나 게으르다, 의지가 박약하다 등등 비난하거나 자극을 주는 것은 병세를 악화시킬 뿐이다.
넷째, 우울증에서도 친구가 필요하고 기분전환이 필요하다.
전에 좋아하던 것, 예를 들어 취미나 놀이 또는 사회활동 같은 일에 초대하면 좋다. 거절하더라도 다음 기회에 다시 권한다. 다만 너무 많이 권하거나 강요할 필요는 없다. 부담을 많이 가진다면 이 또한 큰 도움이 되기는 어렵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