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런의 생체전기 활동전위
뉴런의 생체전기 신호, 곧 활동 전위는 세포의 내부와 외부에서 이루어지는 순간적인 이온 교환으로서, 그 결과로 발생하는 전위차의 변화가 전압이다. 이 모든 과정이 일어나는 데 1000분의 1~2초 정도 걸린다. 세포가 활동 전위를 더 많이 생성하면 할수록 다른 뉴런과 더 열심히 교신하는 것이라고 생각할 수 있다. 더 '흥분'하는 셈이다.
활동 전위는 이제 이웃 뉴런으로 이동해 갈 준비를 마쳤다.
활동 전위는 뉴런의 주요 부분인 세포체를 출발해 축색이라는 송출로를 따라 이동한다.
그것은 전기가 전선을 따라 흐르는 것과 비슷하다.
그러나 외부 세계의 튼튼한 구리선과는 달리 우리 머릿속의 축색은 완벽한 도관과는 거리가 있다. 축색이 신경교 세포의 일종인 미엘린myelin으로 절연되어 있지만 여전히 전류가 샐 가능성이 많다. 더구나 활동 전위는 목적지에 도달할 때까지는 아무런 의미도 갖지 못한다.
자연은 이런 시나리오를 막을 방법이 필요했고, 활동 전위는 새기 쉬운 축색의 끝부분까지 무사히 도달할 수 있게 되었다. 그 놀라운 해결책은 미엘린으로 절연된 맞춤형 차단기였다.
이 지점들에는 미엘린이 전혀 없기 때문에 축색의 벽이 원래 세포체의 세포막처럼 기능한다. 이를 통해 활동 전위가 새롭게 생성되고 축색을 따라 계속 효과적으로 이동할 수 있게 된다.
이 모든 과정이 놀라운 속도로 이루어진다. 그 속도는 시속 400킬로미터에 이른다!
그러나 활동 전위가 누수되는 문제는 해결되었지만 또 다른 어려움이 도사리고 있다.
활동 전위는 감손 없이 도선의 끝이라 할 수 있는 축색의 끝부분에 도착한다.
그러나 이 부분은 뉴런의 맨 끝이다.
강에 막혀 더 이상 길이 없는 지점에 도달한 것과 같다. 축색의 말단 너머에는 액체로 가득 찬 시냅스의 틈이 있다. 비록 그 간격이 좁기는 해도 어쨌거나 전기 신호에는 장벽이다.
그렇다면 메시지가 어떻게 다음 뉴런으로 건너갈 수 있을까?
축색의 말단에는 화학적 심부름꾼으로 기능하는 화학물질(신경전달 물질)이 들어 있는
작은 꾸러미가 있다. 이 꾸러미의 일부, 곧 시냅스 소포가 시냅스 끝에 아주 가까이 있다.
활동 전위가 도착하면 시냅스 소포가 뉴런의 축색 끝부분의 벽 과 융합하게 된다.
이를 통해 뉴런과 뉴런 사이의 좁은 틈으로 신경전달 물질이 방출되는 것이다.
시냅스 하나에서 1~10개까지의 시냅스 소포가 방출되는데, 각각의 시냅스 소포에는
신경전달 물질 분자가 약 1만 개까지 들어 있다.
이렇게 원래의 전기 신호가 화학 신호로 바뀌는 과정은 차를 배로 바꿔 타는 것과 흡사하다.
화학적 신경전달 물질은 다음 뉴런의 입력부에 해당하는 수상돌기에 쉽게 도달한다.
이곳에서 신경전달 물질은, 마치 분자와 분자가 악수를 하는 것처럼, 표적 뉴런target neuron의 세포막 외벽에 있는 수용체라는 특수한 단백질과 결합한다. 이 분자 결합으로 이온 통로가 열리게 된다. 활동 전위 생성의 첫 단계에서 우리가 본 것처럼 나트륨 이온이 이동하고 두번째 뉴런에서 새로운 전기 신호가 생기는 것이다.
우리가 생각하고 느끼는 모든 것이 결국에는 이런 전기 및 화학 신호의 연쇄적 교차 현상으로 환원될 수 있다. 축색을 따라 도달하는 전기 신호가 화학 신호로 바뀐다. 이 화학 신호가 뉴런과 뉴런 사이에 존재하는 시냅스라는 물리적 장벽을 가로질러 전달된다. 수상돌기에 도달한 화학 신호는 다시 새로운 세포의 세포체로 이동할 수 있도록 전기 신호로 바뀌게 된다. 뇌 연구자들은 이 모든 과정을 '시냅스 전달'이라고 부른다.
뉴런과 접합부가 만나는 것을 볼 수 있다. 보라색 신경 섬유가 비스듬히 뻗어 있다.
위쪽으로 노랗게 보이는 것이 표적 뉴런의 표면이다.
이 섬유들은 접합부를 형성하기 전에 갈라져 부풀어오른다.
오른쪽 위에서 볼 수 있는 것처럼 이 끝의 융기부에서 신경전달 물질이 방출된다.
처음 시냅스 전달에 관해 배웠을 당시에 교수들은 뉴런들을 단순한 데이지 화환으로 그려가며 간략하게 설명했다. 이 때문에 하나의 세포에서 다음 세포로 신호가 이동하는 과정을 이해하기가 무척 쉬웠다. 그러나 실제로는 각각의 시냅스가 표적 세포에 작은 영향밖에 미치지 못한다. 그 세포가 무수히 많은 수상돌기를 통해 수만 개의 정보를 입력받기 때문이다.
하나의 뉴런에 거대한 정보가 모이는 셈이다. 이 다량의 입력 정보가 세포체에서 처리되어 단일한 정보가 출력된다. 이 최종의 출력 정보인 활동 전위 자체가 다음 뉴런에 모이는 수만 개의 입력 정보 가운데 하나가 된다.
뉴런과 전기 회로 사이의 이런 유사성 때문에 1960년대의 과학자들은 뇌를 컴퓨터에 비유했다. 신경전달 물질이 뉴런을 흥분시키거나 (활동 전위 발생을 촉진하거나) 억제한다는(활동 전위 발생을 방해한다는) 관념이 0과 1을 사용하는 이진수의 컴퓨터 코드와 흡사한 것으로 비쳤던 것이다. 뇌가 정말로 디지털이라면 뇌세포에서 신경전달 물질이 딱 두 가지만 발견되리라고 기대해야 할 것이다.
흥분성과 억제성의 화학물질 두 가지만을 말이다.
그러나 우리는 이런 가설이 극단적으로 단순한 설명이라는 것을 알고 있다.
컴퓨터와 달리, 뇌는 온/오프 스위치를 사용할 뿐만 아니라 놀라울 정도로 다양한
신경전달 물질들을 이용해 이 스위치들을 조작한다.
뇌는 양적 요인은 물론 질적 요인도 십분 활용하여 기능하는 셈이다.
그리고 바로 이 점이 뇌의 처리 능력과 더불어 강력한 특징을 갖게 한다.
세월이 흐르면서 더욱더 많은 신경전달 물질이 발견되었고 각각의 신경전달 물질에 관한
지식도 축적되었다. 과학자들은 지금 인간의 뇌가 얼마나 복잡한 실체인가를 밝혀가는
여명의 단계에 서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