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인’이라고 하면 어떤 이미지가 떠오르나요? 일에 몰두하는 모습, 열정적으로 회의하는 모습 등이 떠오를 수 있습니다. 필자의 경우 이른 아침 피곤함을 물리치고 출근길에 나서는 모습이 떠오릅니다. 주 52시간 근무제가 시행되면서 직장인들의 근무 시간은 크게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피로까지 떨쳐낼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많지 않은 것 같습니다.
최근에는 세계보건기구(WHO)가 ‘번아웃(Burnout) 증후군’을 질병으로 공식 인정했다는 소식이 들려오기도 했습니다. 번아웃이란 의욕적으로 일에 몰두하던 사람이 극도의 신체적·정신적 피로감을 호소하며 무기력해지는 현상을 뜻하는데요. 이러한 증상은 현대 직장인들에게서 많이 찾아볼 수 있습니다. 직장인에게 있어서 피로가 차지하는 비중이 얼마나 큰지 알 수 있는 대목입니다.
한 취업 포털 사이트의 설문조사도 직장인의 피로를 살펴보는데 도움이 됩니다. 한 취업 포털 사이트가 1000여 명의 직장인을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과거에 비해 업무에 대한 열정이 떨어졌다고 생각하냐'는 질문에 응답자 절반에 가까운 49.7%가 '그렇다'고 답했습니다. 열정이 떨어진 이유로는 ‘과도한 업무에 지쳐서’라는 응답이 32.4%로 가장 많았는데요. 이는 직장인들의 열정이 과중한 업무와 스트레스에 위협 받고 있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직장인들은 각종 증후군을 겪는다고 합니다. 그 중에서도 가장 흔한 것이 만성피로증후군입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집중력 저하, 기억력 감퇴, 근육통 등의 증상이 6개월 이상 지속되는 것을 뜻합니다. 잠을 충분히 자면 해소되는 단순 피로와 달리, 만성피로증후군은 수면과 휴식에도 불구하고 피로감이 쉽게 가시지 않는 것이 특징입니다.
만성피로증후군이 지속되면 몸이 쇠약해지고 업무능력 저하와 우울증까지 초래할 수 있습니다. 만성피로증후군은 수면 장애를 유발하기 때문에 피로를 제대로 풀기 어렵습니다. 자연스럽게 집중력이 떨어져 업무 능률까지 저하되곤 합니다. 직장인에게는 치명적인 악순환이 반복되는 셈입니다. 따라서 증상이 나타나면 우선 병원을 찾아 전문의와의 상담을 통해 피로의 원인을 정확히 알아보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 피곤할수록 운동을 하면 피로 회복에 도움이 됩니다.
한의학적으로 만성피로증후군은 허로(虛勞)에 속한다고 할 수 있습니다. 허로란 ‘허(虛)’하다는 것으로 대표적인 증상은 정신이 어두워지며 허리, 등, 가슴, 옆구리의 근육과 뼈가 당기고 아프며 땀이 나고 가래가 있고 기침을 하는 것입니다. 허로는 만성피로증후군의 증상과 일치하는 부분이 많습니다.
한방에서는 만성피로증후군 치료에 침과 뜸, 부항 등 침구치료를 실시합니다. 이를 통해 기혈순환을 원활히 하고 어혈의 배출을 도와 몸의 활력을 되찾는 것이지요. 생활습관 개선과 피로회복에 좋은 음식을 통해 만성피로증후군을 예방할 수도 있습니다. 가정에서는 대표적인 보양식품인 인삼과 자양강장 효과가 뛰어난 구기자와 오미자를 넣은 한방차를 마시면 피로 개선뿐만 아니라 간 기능 강화에도 좋습니다.
많은 직장인들이 퇴근 후에는 별 다른 활동 없이 휴식을 취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하루 종일 움직인 탓에 가만히 휴식을 취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피로감이 느껴질수록 간단한 운동을 하면 오히려 신체 피로를 회복할 수 있습니다. 1주일에 3~4회씩 30분 이상 운동을 하면 체력을 강화하고, 스트레스 해소에도 도움이 됩니다. 만성 피로의 원인 중 하나인 스트레스와 체력 저하를 한 번에 해결할 수 있는 방법이지요.
직장인과 피로는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이지요. 피로를 잘 관리하는 것도 사회 생활에 필요한 능력으로 평가받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피곤하다고 누워만 있으면 생활의 활력을 잃어버릴 수 있습니다. 자신이 겪는 피로의 원인을 정확하게 파악하고, 규칙적인 생활 습관을 통해 피로에 지지 않는 사회 구성원이 되길 기대해봅니다.
신체 활력 찾아주는 간단 운동법
■부담 없이 할 수 있는 ‘무릎 대고 팔굽혀펴기’
일상의 활력은 근육에서 나온다. 따라서 피로를 회복하고 활력을 찾기 위해서는 꾸준한 근력 운동이 중요하다. 이럴 때 부담 없이 실천할 수 있는 운동이 ‘무릎 대고 팔굽혀펴기’다. 우선 양팔을 어깨 너비보다 약간 넓게 벌리고 무릎을 모아 바닥에 댄 상태로 엎드린다. 허리가 구부러지지 않게 주의하면서 천천히 지면에 최대한 가까이 몸을 내린다. 그 상태에서 2~3초간 정지한 후 다시 천천히 몸을 들어올리면 된다. 이 동작을 12회씩 2번 반복하면 좋다. 체력이 떨어져 있는 사람이라면 무리하지 않고 횟수를 조금씩 늘려가는 것이 좋다.
■운동 후에는 스트레칭으로 몸을 가뿐하게
근력운동 후에는 스트레칭으로 근육을 풀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평소 운동량이 적은 사람이라면 근육이 과긴장되어 통증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럴 때는 ‘쭉쭉 찍고 스트레칭’이 효과적이다. 허리를 최대한 비틀면서 양팔을 좌우 번갈아 위로 쭉쭉 아래로 쭉쭉 뻗는 동작을 반복한다. 시선은 손끝에 고정한다. 상체와 하체 모두 스트레칭할 수 있어 전신 운동 효과를 볼 수 있다.
▲ 송주현 병원장 |
송주현 노원자생한방병원 병원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