치사율이 50%에 달한다고 알려진 비브리오패혈증 환자가 발생해 질병관리청이 주의를 당부했다. 비브리오패혈증은 균에 오염된 해산물을 날로 먹을 때 등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진 질병이다.
사진=게티이미지뱅크
질병관리청은 지난 20일 올해 첫 비브리오패혈증 환자가 발생했다고 22일 밝혔다. 환자는 70대 여성으로 지난 14일 다리 부종과 통증, 색 변화가 나타나 응급실에서 입원 치료 중 지난 16일 심정지로 사망했다. 검체 검사 결과 20일 비브리오패혈증으로 확인됐다.
비브리오패혈증은 균에 오염된 해산물을 날로 먹거나 덜 익혀서 먹은 경우, 상처 난 피부가 오염된 바닷물에 접촉한 경우에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비브리오패혈균은 해수 온도가 18도 이상일 때 증식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주로 해수, 해하수, 갯벌, 어패류 등 광범위한 연안 해양 환경에서 서식한다.
수도권에서도 지난 13일 첫 비브리오패혈균이 검출됐다.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은 서해 연안에서 채수한 바닷물에서 균이 검출됐다며 주의를 당부했다. 최근 3년간 경기도 내 최초 비브리오패혈증균 검출 시기는 2022년 4월25일, 지난해 4월24일이었다. 전국에서 최근 10년간 평균 52.6명의 환자가 발생했고, 경기도에서는 평균 9.3명이 감염됐다.
경기도 서해연안에서 올해 첫 비브리오패혈증균이 검출되자 22일 경기도 수원시 권선구 경기도보건환경연구원에서 연구원들이 채수한 바닷물을 배양작업하고 있다. 뉴시스
◆사람 간 전파는 없지만…치사율 50%, 주의 필요
전북 보건환경연구원에 따르면 비브리오패혈증은 사람 간 직접 전파는 없다. 다만 감염자가 패혈증으로 진행될 경우 치사율이 50%에 달하고, 특히 간질환 환자, 당뇨 환자 등 기저질환을 가진 고위험군은 감염 시 치명적이기 때문에 각별히 주의해야 한다. 주요 증상으로는 평균 12~72시간의 잠복기를 거쳐 발열, 오한, 혈압 저하, 구토, 설사 등이 나타나며 대부분 증상 발생 24시간 이내에 피부에 부종, 발적, 반상 출혈, 수포, 궤양, 괴사 등의 병변이 나타난다.
또한 전북 보건환경연구원은 “지난해 5월8일 검출된 것과 비교했을 때 첫 검출 시기가 2주 정도 앞당겨진 상황”이라며 “이는 온난화의 영향으로 생각되며, 비브리오패혈증균이 해수 온도가 18도 이상일 때 잘 증식하는 특성 때문에 해마다 검출 시기가 빨라지는 것으로 판단된다”고 경고했다.
◆어패류 익혀 먹어야
비브리오패혈증을 예방하려면 어패류를 충분히 익혀 먹고 피부에 상처가 있는 사람은 바닷물에 접촉하지 않아야 한다. 어패류는 55도 이하로 저온 보관하고 85도 이상에서 가열 처리해야 한다. 어패류 조리 시 흐르는 수돗물에 깨끗이 씻고 조리도구는 반드시 소독 후 사용해야 한다.
비브리오패혈증 증상인 급성 발열, 오한, 구토, 피부 발진, 수포 등이 나타나면 즉시 병원에 방문해 치료를 받아야 한다. 특히 만성 간 질환자, 당뇨병, 알코올의존자 등 기저질환을 가지고 있는 사람들은 비브리오패혈증의 감염 및 사망 위험이 높다.
지영미 질병관리청장은 “비브리오패혈증은 사람 간 전파는 없으므로 어패류, 게, 새우 등 익히지 않은 음식을 먹지 않는 등 예방 수칙을 준수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만성 간질환자, 당뇨병, 알코올의존자 등의 기저질환을 가진 고위험군은 치사율이 높으므로 더욱 주의할 것”이라고 설명했다.